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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크라, 하르키우서 서울 면적 5배 수복…급한 러 ‘협상’ 언급

등록 2022-09-12 16:59수정 2022-09-13 11:4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0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수복 등 반격 성과
러시아 미사일 포격 등 대항전 벌이지만
러 외교 쪽에서는 ‘협상 가능성’ 내비치기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11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군인들이 러시아와 가까운 국경 지역에 있는 홉티우카 검문소에 도착한 사진과 함께 “하르키우 지역에서 반격이 진행 중이다. 마을 수십곳이 해방됐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리 영토의 온전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화면 갈무리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11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군인들이 러시아와 가까운 국경 지역에 있는 홉티우카 검문소에 도착한 사진과 함께 “하르키우 지역에서 반격이 진행 중이다. 마을 수십곳이 해방됐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리 영토의 온전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화면 갈무리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시작된 지 199일째가 되는 10일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가 자리한 북동부 전선에서 영토 탈환에 성공하는 등 의미 있는 군사적 성과를 얻었다. 러시아군은 곧바로 미사일을 쏘는 등 반격에 나서면서도,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자국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30여개 마을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발레리 잘루지니 총사령관은 이튿날 우크라이나군이 “이달(9월) 들어 3000㎢에 이르는 영토를 되찾았다”고 공개했다. 이 발표가 맞다면, 지난 열흘 남짓 동안 서울 면적(605㎢)의 5배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수복한 셈이다. 잘루지니 총사령관은 군이 북동부 지역 국경 쪽으로 계속 진격하고 있다며 “러시아 국경까지 50㎞ 남았다”고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도 <파이낸셜 타임스>에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눈덩이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돈바스와 가까운 하르키우주의 주요 도시 이줌과 또 다른 보급 거점인 쿠피얀스크를 탈환했다. 쿠피얀스크에선 군인들이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영국 <가디언>은 동부 전선을 유지하는 꼭 필요한 핵심 보급 도시인 이줌을 빼앗기자 러시아군이 탄약과 장비 등을 버려둔 채 퇴각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10일 “이줌에 전개된 부대를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며 후퇴가 이뤄졌음을 간접 시인했다.

러시아군은 곧바로 재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11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러시아가 일요일(11일) 저녁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순항미사일 11발을 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동부 지역 항공사령부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 7발, 폴타바주에서 미사일 2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발은 이들 지역 주요 시설을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화력발전소가 불에 타 주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하고 하르키우, 수미, 폴타바를 오고 가는 기차가 연착됐다.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11일 밤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겨냥해 쏜 미사일 때문에 발생한 불을 끄기 위해 소방 호스로 물을 쏟아붓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하르키우 화력발전소를 공격해 하르키우와 주변 지역에 전기가 끊겼다. 이호르 테레호우 시장은 12일 오전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러시아의 공격을 “이기적인 복수”라고 비난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11일 밤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겨냥해 쏜 미사일 때문에 발생한 불을 끄기 위해 소방 호스로 물을 쏟아붓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하르키우 화력발전소를 공격해 하르키우와 주변 지역에 전기가 끊겼다. 이호르 테레호우 시장은 12일 오전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러시아의 공격을 “이기적인 복수”라고 비난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가디언>은 9월 초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러시아군이 밀린 이유에 대해 남부 헤르손주 쪽으로 정예 병력을 이동 배치하면서 동북부 전선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헤르손으로 러시아의 정예 병력을 끌어들인 뒤 방어가 약해진 하르키우 쪽으로 대규모 반격 공세를 벌인 꼴이 된다. 신문은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7월 초 상실한 루한스크주로 밀고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의 전황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12일 하르키우주 지역 수복이 “전쟁의 양상을 바꿨고, 러시아를 동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듯한 묘한 메시지를 내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11일 국영방송 <로시야 1>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다. 협상이 지체될수록 합의 도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던 7월 말엔 “정전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었다.

한편, 러시아 정부와 군당국이 동북부 전선의 전황에 대해 침묵하면서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나 군사전문가들이 분노를 쏟아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반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나는 (러시아) 국방부와 같은 전략가가 아니지만 그들(러시아군)이 실수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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