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전력난’ 우크라, 난민 귀국 자제 권고
“전력망 감당 못해…이번 겨울에 살아남아야”
“전력망 감당 못해…이번 겨울에 살아남아야”
폴란드로 입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 AFP 연합뉴스
당분간 외국에서 머물면서 내년 봄까지 귀환해서는 안 된다.우크라이나 정부가 에너지난을 이유로 외국에서 머물고 있는 자국 난민에게 내년 봄까지 귀국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5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연속된 공격으로 인한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려면, “가능하다면 당분간 외국에서 머물면서 내년 봄까지 귀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 이유로 난민들이 모두 귀국하면 “전력망이 감당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이번 겨울에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크림대교 폭파 이후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통신·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한 보복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서 “에너지와 중요 사회기반 시설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러시아의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인해 “10일 이후 우크라이나 발전소 30%가 파괴돼 나라 전체 대규모 정전을 유발하고 있다”고 적었다. 최근 공격 대상 지역은 수도 키이우의 남동 쪽인 체르카시와 서부 흐멜니츠키 등 후방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부 국경 도시인 르비우의 세르히이 키랄 부시장은 지난 21일 영국 <비비시>(BBC)에 러시아의 전략은 겨울이 오기 전에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에 피해를 줘서, 전쟁을 후방 지역으로 끌고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요한 수력발전소를 놓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를 향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젤레스키 대통령은 지난 20일 러시아 헤르손주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에 지뢰를 설치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발전소가 파괴되면,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홍수의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댐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댐이 파괴될 경우 그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 댐은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유엔 난민기구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유럽 전역으로 피난간 우크라이나 난민은 770만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인구(4400만명)의 17.5%이다.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해외 피난이 길어지면서 이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유럽도 큰 부담을 느끼는 중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우리는 이번 겨울에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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