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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일부 정전·단수, 겨울도 성큼…유엔 “수백만명 위험”

등록 2022-10-21 10:53수정 2022-10-21 11:05

유엔 조정관 “집단시설 피란민 상황 심각”
전력 일시 제한 이어 식수 공급 차질 우려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한 노인이 20일(현지시각) 구호 단체한테서 받은 식료품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한 노인이 20일(현지시각) 구호 단체한테서 받은 식료품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20일(현지시각) 전국에 걸쳐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식수 공급이 끊긴 지역도 생긴 가운데 유엔이 겨울철을 앞두고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했다.

데니스 브라운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이날 오랜 기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지역 주민들이 극심한 전쟁 충격에 시달리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유엔 구호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주민 수백만명이 구호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며 대학교, 고아원 등 집단 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들의 상황도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르키우와 헤르손 지역 곳곳은 지뢰 등 때문에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조정관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 나라(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전투 지역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러시아연방 쪽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구호팀이 외진 지역 주민들의 난방기 수리와 주택 수리를 돕고 담요 등 침구류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예고대로 이날 전국적으로 전력 공급을 일시 제한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체 발전소의 30% 정도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당해 전력 공급이 어려워졌다며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전력 공급을 제한했다. 국영 전력망 운영사 우크레네르고의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이사회 의장은 이날 국영 방송에 출연해 “전력망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력망이 안정을 되찾는 데 몇주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와 제2 도시 하르키우 등에서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무궤도 트롤리버스처럼 전기를 쓰는 대중 교통 수단 운행을 중단했고 지하철 운행 횟수도 줄였다. 러시아 국경에 가까운 북부 지역인 수미주에서는 이날 식수 공급도 끊겼다. 키이우에서는 식수 부족을 대비해 주민들이 생수를 사들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수력발전용 댐 폭파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댐에 지뢰를 매설했다”며 댐이 폭파되면 헤르손시를 포함해 80곳의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댐은 헤르손주 노바카호우카시에 있으며, 댐 주변 지역은 현재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크림반도에 군 훈련관들을 파견해 드론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군이 이란제 드론을 운용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이란 군인들이 크림반도에 머물면서 러시아군 작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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