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문을 환영하며 악수하고 있다. 키이우/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로이터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이 나라에 경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세르히 마르첸코 재무장관 등을 만났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변함없는 지원 의지를 강조한 데 이어 일주일 만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데니스 시미할 총리에게 “미국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전쟁에 맞서는 그의 리더십과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 밖에 미국의 경제적 지원이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통제와 부패 해결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지원책으로 미국이 이미 지원을 약속한 99억달러 가운데 12억5천만달러를 우선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미할 총리는 옐런 재무장관과 러시아 동결 자산 압류 등 추가적인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옐런 재무장관은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모두 압류하는 데는 법적 걸림돌이 상당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올해 우크라이나가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해 나가려면 400억~570억달러의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와 155억달러 규모의 대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 재무부는 옐런 재무장관이 3월 말까지 국제통화기금과 협상이 완료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키이우를 방문한 데 이어 (옐렌 장관도 이곳을 방문하면서) 우크라이나 대출 프로그램 합의에 대한 동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엔 유럽 재무장관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통화기금의 155억달러 대출 프로그램을 승인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깜짝 방문과 마찬가지로 옐런 재무장관의 방문 역시 극비로 진행됐다. 미군 비행기로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 인근인 폴란드 제슈프로 이동한 뒤 야간열차를 타고 키이우까지 갔다. 이후 만 하루 동안 우크라이나 주요 인사들과 회담한 뒤 다시 야간열차를 타고 떠났다. <로이터>는 미 재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옐런 재무장관과 재무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이 이 나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의 중요성을 미국 국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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