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수락 연설을 앞두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하지만 국민·일반당원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슈퍼위크)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대패하면서 ‘턱걸이’로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쪽은 경선 과정에서 중도사퇴한 후보자(정세균·김두관)의 표를 무효 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 방침에 이의제기를 하기로 결정해 사실상 경선 불복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민주당 순회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50.29%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에스케이(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경선에서 51.45%를 득표해 이낙연 전 대표(36.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9.91%), 박용진 의원(2.14%)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함께 공개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62.37%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28.3%)를 ‘더블스코어’로 압도했다. 이 후보가 ‘대세’를 타고 무난히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0.29%로 간신히 절반을 넘긴 것이다. 이에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당심보다 민심에 더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차 슈퍼위크 투표율도 순회경선 중 최고치인 81.39%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위대한 국민, 위대한 당원 동지와 함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의식해 “당선 즉시 강력한 부동산 대개혁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비리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 한순간도 미루지 않겠다”며 “‘개발이익 완전 국민환원제’는 물론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시행한 건설원가·분양원가 공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업 과정에서 금품 제공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사후에도 개발이익을 전액 환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 겸허하고 더 열심히, 우리 국민의 뜻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후보들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 창출의 동지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에서 네거티브가 치열했던 만큼 ‘원팀’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11일 이의제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대표 쪽은 중도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표를 무효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 전 대표가 총 득표율 과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 쪽이 사실상 경선 불복을 선언하면서, 경선 후유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헌·당규가 있으니, (당이) 적절히 해석해 잘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번주 안에 경기지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18일과 20일 경기도청 국감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그 전에 지사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영지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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