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 인수위 자문위원
자문위원 사기혐의 수사 의뢰
전문위원 밤늦게 술먹고 주정
전문위원 밤늦게 술먹고 주정
누구 추천 받았는지도 조사 “사고 막자” 감찰반 운영
출범 한달을 앞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4일 고액 부동산 투자자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문위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섰다. 정부조직 개편, 교육정책 발표 등 굵직한 과제들이 일단락되면서 긴장이 풀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수위 안팎에서 제기된다.
부동산 자문위원 수사의뢰=인수위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고액의 부동산 투자자문을 했다는 이유로 해촉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아르이멤버스 대표 고종완씨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그가 누구의 추천으로 인수위에 진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인수위 백성운 행정실장은 브리핑에서 “어제(23일) 고씨를 자문위원직에서 해촉한 데 이어 오늘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며 “고씨가 인수위의 부동산 관련 정책방향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동산 투자상담 명목으로 고액의 상담료를 받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고씨는 신문과 라디오방송에서 자신이 마치 인수위 부동산 정책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처럼 과시하면서 상담료와 강연료 명목으로 한 차례에 50~100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고씨의 행위가 사기 또는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인수위는 고씨가 누구의 추천을 받아 자문위원으로 임명됐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투자상담을 하는 고씨를 자문위원으로 임명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지난해 한나라당이 주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 여러 차례 발제자나 토론자로 참석했고,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위원과 경기도시공사 광교신도시 특별계획구역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시공사는 이날 고씨를 해촉했다.
이에 대해 고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문위원 신분의 투자 상담이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음에는 분명하지만 인수위 정보를 유출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은 없다”고 사기, 비밀누설 등의 혐의를 부인했다.
기강 풀렸나?=인수위는 기강 해이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자체 감찰반을 운영하고 심사기구를 만드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최근 인수위 사무실 주변에서 한 전문위원이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가 주정을 부리는 등 문제를 일으켜 경고를 받기도 했다”며 “부적절한 행위를 막기 위해 감찰반 운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수위 소속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처하기 위한 자체 심사기구도 만들어진다. 백성운 행정실장은 “그동안 인수위가 워낙 많은 주목을 받았고, 활동기간이 한 달을 넘겨감에 따라 인수위를 사칭하거나 인수위 소속원에 대한 비방과 음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체 심사기구를 설치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에 즉각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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