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드러난 14개 미군기지 오염실태
기름오염, 공장터 4배 초과도
환경부 “추가비용 최고 1205억”
환경단체는 “수천억원” 추산
환경부 “추가비용 최고 1205억”
환경단체는 “수천억원” 추산
주한미군이 반환했거나 반환할 예정인 기지 중에서 환경오염 조사를 마친 29곳의 구체적인 오염 실태가 드러났다.
환경부는 24일 ‘반환기지 환경치유 협상결과 보고’라는 문서를 국회에 보고했다. 이 문서에는 지난 6월15일까지 조사를 마친 기지 29곳의 환경오염 실태가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파주 하우즈 등 지난해 9월까지 조사한 기지 15곳의 오염 실태는 지난 2월 <한겨레> 보도로 이미 드러났고, 그 이후 조사한 14곳의 실태가 이번에 새로 밝혀졌다.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은 용산 유엔컴파운드로, 기름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2만4452로 나타났다. 이는 당장 치유가 필요한 ‘토양오염 대책기준’에서 공장·도로 용도인 ‘나’ 지역 기준 5000에 비추어도 네 배가 넘는 수치다.
하남 콜번, 파주 제이에스에이, 의정부 시어즈, 의정부 에세이욘도 기름 오염이 심각한 편이었다. 동작구 그레이는 휘발성이 강한 유류인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BTEX) 수치가 1699로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은 2004년 체결한 연합토지관리계획과 용산기지 이전협정에 따라 2011년까지 반환할 예정인 기지 59곳 가운데 29곳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환경치유 절차를 협의해 왔다. 29곳 가운데 오염된 기지 26곳은 토양만 오염된 기지 10곳, 토양과 지하수가 모두 오염된 기지 16곳이다.
환경부는 “미국과의 합의 결과는 우리 정부가 원하던 수준에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나머지 오염 치유는 “반환 이후 우리나라(국방부)에서 치유할 계획이며, 국민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기지 29곳의 오염토양 치유 비용을, 전·답·과수원 등 ‘가’ 기준을 적용하면 1205억원, 공장·도로 등 ‘나’ 기준을 적용하면 277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런 추산은 환경단체에서 추산한 수치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성한용 선임기자, 임석규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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