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후보보다 ‘복병’ 조심
아시아·동유럽 각축 속 고촉동 등 잠재후보 주목
반기문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에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세번째 아시아권 후보다.
일찌감치 입후보를 선언했던 수라키앗 타이 부총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지지를 받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지금은 상승세가 꺾여 있다. 무리한 선거운동으로 타이 외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내부 비판과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스리랑카의 자얀타 다나팔라 전 유엔 군축담당 사무차장은 풍부한 유엔 경험이 장점이다. 그러나 ‘개혁 대상’인 유엔 관료조직 출신이라는 게 단점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이다.
유엔 사무총장 선거는 공개된 후보보다 복병이 더 무섭다. 2대 사무총장인 더그 함마르셸드가 1953년 4월1일 사무총장에 선출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자신이 후보였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쿠르트 발트하임 전 사무총장(4대) 등 역대 7명 가운데 5명이 이른바 ‘복병’ 출신이다. 고촉동 싱가포르 전 총리는 이번 선거전의 복병 1호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미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중국계라는 측면에서는 중국도 반길 수 있는 후보다. 물론 중국계라는 것은 장애가 될 수 있고 스타가 좋은 것만도 아니다. 호세 라모스 호르타 동티모르 외무장관도 거론된다.
이번엔 동유럽이라며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등도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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