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고이즈미 “한국 후회할 때 올것” 요미우리 “국제재판소 가자”

등록 2006-04-26 12:34수정 2009-01-23 15:19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의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수로 탐사 추진으로 급속히 악화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의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수로 탐사 추진으로 급속히 악화된 ‘최근 한일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대통령 독도 특별담화에 일 총리·주요언론들 ‘발끈’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독도는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주권 확립의 문제”라며 일본의 독도 관련 도발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천명했다.

이제까지의 대일 ‘조용한 외교’를 포기하고 거듭된 사과에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는 일본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펼치겠다는 노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국내외 다양한 반응이 뒤따랐다.

대다수 시민과 전문가들이 “후련하다”며 대통령의 담화를 환영하고 구체적인 후속 대책을 주문하는 가운데, 이날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른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주요 행사에 대한 물타기 의혹이 짙다”는 브리핑을 부대변인 명의로 발표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여론의 포화에 직면했다.

노 대통령의 특별담화는 한국민을 상대로 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동안 ‘조용한 외교’의 상대였던 일본을 겨냥한 ‘한국 외교 원칙의 재천명’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어떻게 노 대통령의 특별담화를 바라보았을까?

25일 석간부터 일본언론 노대통령 담화 주요히 처리

“한-일 관계 개선 당분간 바라기 힘들게 됐다”


주요 일본언론들이 노 대통령의 4.25 담화를 보도한 내용을 정리한다.

일본 언론은 25일 오전 9시30분 노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통해 밝힌 ‘조용한 외교’의 포기에 대해 이날치 석간부터 주요하게 긴급히 다뤘다.

<아사히>는 25일치 석간에서 “노 대통령의 담화로 한일 관계 개선이 더 힘들게 됐다”며 “일본이 독도영유권 주장을 계속하는 한 한국은 근본적으로 일본과 화해할 수 없다는 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도 이날치 석간에서 한국의 강경한 태도를 보도하며 “노 대통령은 작년 가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필요불가결”한 대일외교는 실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실시하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이번에 ‘조용한 대응’의 전환까지 표명함으로서 한일관계개선은 당분간 바랄 수 없을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고이즈미 총리 “한국과 중국은 후회할 때 올 것”

고이즈미 일본 총리
고이즈미 일본 총리
일본쪽은 노대통령 담화에 대해 “국내용”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 절하를 하면서도 두 나라 관계가 더 경색될 것에 대한 우려의 분위기다. 이런 우려와 함께 일본 언론과 고이즈미 총리는 속내를 숨기지 못했다.

일본은 언론과 정부가 함께 나서 노 대통령의 발언이 국내용 메시지라고 ‘평가절하’하는 보도와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노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25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신과 정상회담을 거부한) 중국과 한국은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자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한 총리관저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왜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는 따위의 이상한 말을 하는가”라며 이례적으로 길고 강한 어조로 반박하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일 교도통신은 고이즈미 총리의 반론은 늘 있는 일이지만 이 날은 도발적인 표현이 두드러졌다면서 노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통해 강경방침을 밝힌 것에 신경이 곤두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 정부쪽 “한국내에서 겁쟁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 발표한 국내용 메시지”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동해 대치’ 협상이 "일본에 유리하게 타결됐다는 비판을 억누르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일본정부내에서는 ‘국내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원래부터 한일 간에는 입장이 다른데 그것을 갖고 우호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외무성 간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도 “연설의 말투는 격렬하지만 독도문제에서의 외무차관회담 내용을 뒤집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정권은 독도문제와 관련한 일본에 대한 대응이 국내에서 겁쟁이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이런 반응이 있을 것은 예상했었다”고 발언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노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은 26일치 일본언론을 통해서 나왔다.

<아사히> 사설, 한국침략 반성하나 ‘다케시마 영유권’은 전혀 별개의 문제

<아사히>는 26일 ‘노대통령 원칙 일변도의 위태로움’이라는 사설을 실어 노 대통령의 특별담화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 “과거 한국을 침략한 일본은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반성을 언급했으나, 과거반성과 현재의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구분하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신문 사설은 “침략전쟁의 책임자를 안치한 야스쿠니신사를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고 “한국인들이 지난 역사에 더해 독도 영유권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식민지배의 역사와 (독도 영유권)을 정당화하는 것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노대통령이) 이를 혼동하고 오해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사설, “한국 자신있으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

26일치 <요미우리> 사설은 좀더 도발적이었다. <요미우리>는 사설을 통해, 한국이 독도 문제에 대해 자신이 있으면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신문 사설의 제목도 “노무현 다케시마담화 자신있으면 국제사법재판에”였다.

<요미우리>는 “그렇게 자신있으면 국제사법재판에 맡겨도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일본은 과거 2번이나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기자는 제안을 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고 사설에서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분쟁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강경한 태도가 분쟁 해결을 막아왔다”며 “일본 정부는 지금도 기회있을 때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맡기자는 제안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일전쟁중 독도가 일본에 식민지로서 점유되었다는 노 대통령이 담화에서 밝힌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일본 입장에서 볼 때 이는 일방적인 해석이라고 말할수밖에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요미우리>는 “시마네현이 다케시마를 편입한 것은 식민통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두 나라가 영유권 대립을 피하고 냉정한 대응을 할 것을 요구했다.<요미우리>는 조간(1000만) 석간(400만) 합쳐 1400만부를 인쇄하는, 일본 1위이자 세계 최대 발행부수의 신문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아래는 26일치 아사히 신문 사설의 번역 요약이다.

[아사히신문 26일치 사설] '노대통령 원칙 일변도의 위태로움'

분노의 전압을 끌어올리는 동안 수습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노무현대통령이 특별담화를 냈다. 한국에서 ‘독도’라고 부르는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일본이 말하는 것은 부당하고 '독도는 역사 청산과 완전한 주권의 확립을 상징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영토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서는 한 치의 진척도 없게 된다.

과거 한국을 침략한 일본은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침략전쟁의 책임자를 안치한 야스쿠니신사를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우리들은 사설로 몇번이나 호소해왔다.

한국인들이 지난 역사에 더해 독도 영유권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도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를 가지고 있다. 식민지배의 역사를 정당화하는 것과는 별개의 얘기다. 그것을 혼동하고 오해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소란스럽게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동시에 그렇게 말한 것은 노대통령 자신이다. 소란을 일으키는 만큼 다른 나라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이 피하고 싶은 문제의 존재를 알리게 되는 일이 될 것이다. 일-한 국교정상화나 어업협정은 다케시마의 귀속에 대한 결론을 피해왔다. 그것을 '도망'이라고 원천 부정해서는 안되며 보류한 뒤 관계의 진전을 도모해가는 현실적 지혜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식인적인 문제의식과 상인적인 실현 감각이 필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해 아사히신문에서 양자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좋은 정치를 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의 담화는 얼마나 지도자간의 신뢰관계를 잃어버렸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스스로의 원칙을 그 정도 '책상물림'식으로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다. '다케시마'를 둘러싼 이번의 대립은 서로의 외교노력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책임자가 충돌하면 중요한 시기에 외교의 손발을 묶고 말 것이다.

아사히 26일치 사설
아사히 26일치 사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1.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2.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3.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북한이 우크라전 파병한 ‘폭풍군단’…북 최정예 특수부대 4.

북한이 우크라전 파병한 ‘폭풍군단’…북 최정예 특수부대

한국 “북한군 파병 확인” 발표에 각국 정부 “사실이라면 우려“ 5.

한국 “북한군 파병 확인” 발표에 각국 정부 “사실이라면 우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