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호남이 어느 후보에게도 뚜렷하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부동층이 줄면서 지지 후보를 찾아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유독 호남에서만 부동층이 20.1%로 늘어,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모두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만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한겨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3~4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호남에선 지지 후보가 ‘없다/모름/무응답’으로 답한 이가 2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100일(D-100)을 앞둔 지난해 11월29일 발표한 같은 조사 때보다 5.6%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다른 지역은 모두 부동층이 적게는 2.2%포인트에서 많게는 12.8%포인트까지 줄면서 전국의 부동층이 지난 조사보다 4.9%포인트 낮아진 13.6%로 나타났는데, 유독 호남에서만 부동층이 늘어난 것이다.
호남에서 이 후보는 53.4%, 윤 후보는 9.5%, 심 후보는 1.0%의 지지율을 각각 나타냈다. D-100 조사 때보다 각각 8.8%포인트, 3.8%포인트, 5.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이 지역이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데도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68.8%)보다 15.4%포인트나 낮은 지지율을 받았다.
반면 안 후보는 14.4%의 지지율을 기록해 지난 조사 때보다 12.4%포인트가 올랐다. 안 후보는 호남과 더불어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10% 이상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다만 안 후보 지지층의 경우 43.3%가 “지지하던 후보가 대통령 자질을 갖추지 못해서” 안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꾼 경우인데다, “앞으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답변도 55.9%로 나타나 이 후보(15.9%)나 윤 후보(19.1%)보다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안 후보의 불안 요소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과거와 같은 이념 선거적 특징이 퇴색되면서, 이재명·윤석열 두 유력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덕적으로 비호감이 적은 안철수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도 “(이 후보가) 정통 민주당 주류가 아닌데다 품성 논란 등이 있어서 반신반의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면서도 “다만 호남에서 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서, 앞으로 갈수록 이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nang@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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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조사 일시 2022년 2월3~4일
조사 대상 전국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1000명
조사 방법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19.0%
가중치 부여 방식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 셀 가중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 의뢰 한겨레신문사
※자세한 내용은 케이스탯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