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막판 변수로 꼽히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현실화했을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가운데 어느 쪽으로 단일화되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안정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을 30여일 앞두고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는 답변이 43.6%,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이 46.4%로 조사됐다. ‘단일화 필요성’은 윤 후보 지지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윤 후보 지지층 가운데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답은 66.7%로 필요하지 않다(30.2%)는 답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반면 안철수 지지층에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답이 57.6%, ‘필요하지 않다’는 답이 36.4%였다.
윤 후보로 단일화한 ‘이재명-윤석열-심상정’ 3자 가상대결에선, 이 후보 32.7%, 윤 후보 43.5%, 심상정 정의당 후보 4.0%로 나타났다. 안 후보로 단일화한 ‘이재명-안철수-심상정’ 가상대결에선 이 후보 28.9%, 안 후보 47.5%, 심 후보 3.3%로 조사됐다. 윤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 이 후보를 10.8%포인트 앞서지만,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이 후보와의 격차가 18.6%포인트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한편 윤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안 후보 지지층은 분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윤석열-심상정’ 3자 구도를 가정했을 때, 안 후보 지지층의 투표 의사는 이 후보 13.5%, 윤 후보 33.9%, 심 후보 9.2%, 없다·모름·무응답 39.8%로 나뉘었다. 안 후보 지지층이 윤 후보 쪽으로 모두 이동하지 않고 약 40%가 ‘부동층’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윤 후보의 지지층은 대부분 안 후보에게 이동했다. ‘이재명-안철수-심상정’ 가상대결 결과, 이 후보 3.0%, 안 후보 73.3%, 심 후보 1.0%, 없다·모름·무응답 17.9%로 나타났다. 이는 ‘정권교체’ 요구가 높은 윤 후보의 지지층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층 가운데 ‘국정운영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은 89.6%로 압도적인 반면, 안 후보 지지층은 ‘정권심판론’ 응답이 60.2%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단일화 신경전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6일 야권 단일화를 두고 엇박자를 노출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단일화 여부로 박빙의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개인 의견일 뿐이다. 선대본에서 단일화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고, 이준석 대표는 “자꾸 후보를 모시는 분 중 일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군불을 때는 것에 굉장히 우려를 표한다.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싸우고 있는데 제가 거기에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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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조사 일시 2022년 2월3~4일
조사 대상 전국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1000명
조사 방법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19.0%
가중치 부여 방식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 셀 가중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 의뢰 한겨레신문사
※자세한 내용은 케이스탯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