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이명박 급상승, 박근혜 주춤, 고건 급락

등록 2006-10-22 10:02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도 추이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도 추이
북핵변수로 지지도 변화…대선주자군 촉각
북핵 사태가 내년 대선정국을 가르는 중대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지난 9일 북핵 실험 이후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 결과에 뚜렷한 지지도 변화가 나타나 대선주자군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급상승하고, 고 건(高 建) 전 총리가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과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아직 1-3%대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한나라당 `빅3'중 한 명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5%의 벽에서 주춤하다가 미세한 상승세가 감지되는 형국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14, 15일 양일간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32.1%로 박 전 대표(19.5%)와의 격차를 12.6%포인트 차이로 넓혔다. 이는 지난달 중순 실시한 조사에서의 두 사람의 격차인 6.2%포인트보다 2배 이상 벌어진 수치.

일반 여론은 당심(黨心)에도 영향을 미쳐 한길리서치가 인터넷신문 `프레스 25'의 의뢰로 18일 한나라당 대의원 8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바람직한 한나라당 후보로 이 전 시장이 35%의 지지율을 기록, 1위인 박 전 대표(37%)를 2% 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지난 7월11일 전당대회 직전 실시된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51.8%)와 이 전 시장(27.5%)의 차이가 24.3%였던 것과는 사정이 달라진 것.

이같은 지지도 변화가 모두 북한 핵실험 사태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각 대선주자군은 핵 실험 파문이 민심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대선후보에 대한 선호도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시각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감지됐다. 이 전 시장측은 위기상황에서 경륜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적극 해석하는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언론노출 빈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안보가 불안한 상황이 되면서 경륜과 추진력, 국제적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는 바람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애초 내년 대선국면에서 TV 토론 등을 통해 이 전 시장의 외교.안보에 대한 준비를 보여주려 했지만 이번 북핵 사태가 이를 앞당겨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과는 달리 현역의원인 박 전 대표는 국감에 전념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 미,일,중을 돌며 안보를 챙겼고 대표 퇴임 이후에도 가장 폭넓게 만난 조언그룹 역시 외교.안보 전문가들인 만큼 국감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박 전 대표의 확고한 안보관이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측은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100일 민심대장정의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100일 민심대장정을 끝마치는 날 북한 핵실험 사태가 터지면서 대장정 효과가 묻히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손 전 지사측은 "우리가 북핵 사태라는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것도 아니고, 언론 인터뷰 몇 차례 한 것으로 노출이 많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추석 때 고향을 다녀갔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손학규식 새로운 정치와 진정성이 회자되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빅3'는 북핵 사태에 대한 대응 방향에서는 일치돼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퍼주기식 대북 포용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굳건한 국제공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경한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다.

고 전 총리측은 북핵 문제가 여론조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근의 지지율 급락에 동요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정책과 입장을 정리해나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고 전 총리측 핵심관계자는 "반성도 하고 겸허하게 수용해야겠지만 지지율 등락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인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 "최근 여러 국제 상황이나 북한의 동향, 당사국간 이해관계 변화 등일 종합해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핵 문제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임팩트를 주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여론조사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고 전 총리가 좀 손해를 본 것 같은데, 다른 후보들은 당 소속이지만 고 전 총리는 혼자여서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은 대북 포용정책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전통 지지층과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음으로써 약세 탈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지난 20일 개성공단 방문 과정에서 벌어진 `춤 파문'의 여파로 다시금 어려움에 처했다.

김 의장측 핵심관계자는 "본질과 상관없는 해프닝이었지만, 여론과 주위 환경 등을 볼 때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정동영 전 의장은 독일에서 귀국한 이후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장점을 살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핵 사태에 대한 입장과 대응책을 내놓았고, 21일에는 지지자들과 산행을 함께 하는 등 지지기반을 복원하기 위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

한 측근은 "북한 핵실험이라는 엄중한 사태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얘기하는 것일뿐, 개인적인 대권행보에 초점을 맞춘게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기동성있는 행보로 무주공산인 여권 대선후보군의 공백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맹찬형 김남권 기자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