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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구상나무 고사 감시…지리산에 ‘기후변화 대응 센터’ 들어선다

등록 2021-10-06 15:28수정 2021-12-27 16:37

국립공원공단, 세석대피소에 1개소 설치
구상나무 고사와 기후변화 연관성 등 파악
지난해 9월15일 지리산에서 찾은 고사한 구상나무들. 구상나무가 말라 죽는 이유는 수분 조건의 변화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수분 조건이 달라지면 아고산대 식물인 구상나무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9월15일 지리산에서 찾은 고사한 구상나무들. 구상나무가 말라 죽는 이유는 수분 조건의 변화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수분 조건이 달라지면 아고산대 식물인 구상나무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립공원공단이 지리산 고산지대에 구상나무 등 한반도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 문제와 기후변화 간 인과관계를 확인할 연구 시설을 설치한다.

6일 <한겨레> 취재 결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이달 중 지리산 고산지대에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 1곳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은 침엽수 고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지는 시설로, 지리산 영신봉 인근에 위치한 해발고도 1650m의 ‘세석대피소’에 만들어진다. 시범 설치인 만큼 새로운 건물을 짓지 않고 등산객들의 대피시설로 쓰이던 곳의 일부를 연구 시설로 개편하기로 했다. 세석대피소 리모델링(3억)과 적설량·강우량·풍향 등을 관측하는 기상장비와 수액 흐름 측정 장비, 수목 부피 변화 측정 장비 등 관련 설비(1억)를 갖추는 데 국립공원공단 예산 약 4억원이 투입됐다.

기후변화가 한반도 대기·생태·산림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는 역할은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산림청 산림생태연구과, 국립생태원 장기생태연구실 등에도 산재해 있다. 국립생태원 장기생태연구실은 강원도, 전라도, 제주도 등에 중점지소를 설치해 가뭄이나 지구온난화의 생태계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은 구상나무 등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 문제와 기후변화 간 연관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전담한다. 그동안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은 고산지대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아고산대 침엽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머물 공간이 없어 당일치기로 등산과 하산을 반복해왔다. 지리산의 경우 1년에 30회 꼴로 찾았다.

연구진들은 이곳에 조사 기간 동안 상주하며 구상나무 등 한반도 아고산대 침엽수의 집단 고사와 기후변화와 간 연관성을 파악할 예정이다. 구상나무는 백두대간 아고산대에서 자라는 한반도 자생종으로, 2010년 이후 한라산 등에서 집단 고사 현상이 나타나 원인 파악과 보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온 상승, 강우량 변화, 봄철 적설량 감소 등이 집단 고사를 일으킨 요인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이밖에 온실에서 증식시킨 구상나무를 고산지대로 옮겨 추위에 내성을 가지고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적응 실험도 실시한다.

국립공원공단 담당자는 “공간이 생기면서 한번 올라가서 일주일 정도 지속적으로 식생을 조사하고 내려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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