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시추현장.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글로벌 메탄 추적기 2023’ 보고서.
지난해 전세계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된 메탄의 양이 1억3330만톤으로 2021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로 심해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세계 주요국이 2021년 메탄을 감축하자는 ‘글로벌 메탄서약’을 맺었지만, 되레 메탄 배출량이 늘어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글로벌 메탄 추적기 2023’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량은 석유 부문에서 4560만톤, 석탄 부문에서 4180만톤, 천연가스 부문에서 3670만톤, 바이오에너지부문에서 920만톤 등이 발생해 총 1억3330만톤 배출됐다. 이는 2021년 1억3090만톤에 견줘 1.8% 증가한 양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메탄 배출량이 여전히 너무 높고 충분히 빠르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노르트스트림 송유관 폭발로 엄청난 양의 메탄이 대기중으로 방출됐다. 그러나 전 세계의 정상적인 석유와 가스 작업은 매일 노르트스트림 폭발과 동일한 양의 메탄을 방출한다”고 지적했다.
메탄은 산업혁명 이후 지구기온 상승에 약 30%를 담당했고, 6대 온실가스(1997년 교토의정서에 명시됨.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중 하나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와 바이오에너지 등 에너지부문이 총 메탄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메탄은 농업, 쓰레기 등에서 배출된다. 현재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산업화 이전 수준에 견줘 2.5배 이상 높다.
메탄의 대기체류 기간은 12년 정도다. 수백년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보다 메탄은 빠르게 소멸되지만, 이산화탄소보다 82배나 강력한 온난화효과가 있다. 감축이 이뤄진다면 우리 세대에 바로 정책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비롤 사무총장도 “메탄 감소가 단기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는 가장 저렴한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최소 30%의 메탄을 감축하자는 ‘글로벌 메탄서약’이 출범했다. 그러나 1년만에 글로벌 메탄 배출량이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현재 150여개국이 글로벌 메탄서약에 가입한 상태다.
석유와 가스 부문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누출 감지와 수리 프로그램 등 기존 누출 장비 기술로 배출량의 약 70%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 저자들은 “석유·가스 부문에서 모든 메탄 감소 조치를 시행하려면 2030년까지 약 1천억달러(약 13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는 지난해 석유·가스 산업이 받는 순이익의 3% 미만”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석탄 부문에서는 4180만톤의 메탄이 배출됐는데, 이 중 절반은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인 중국에서 배출됐다. 보고서에서는 현재까지 전 세계 수많은 현장에서 메탄 배출 완화 조처가 구현됐지만 아직 표준적인 관행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탄광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의 거의 55%를 기존 기술로 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탄광 메탄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석탄 소비를 줄이는 것이지만, 특히 향후 몇 년 동안 석탄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감축 조치를 하는 것이 여전히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국제 석유와 가스시장의 격동기 이후 많은 기업이 지난해에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며 “화석연료 생산자들은 (메탄 감축에) 나서야 하고 정책입안자들은 개입해야 한다. 둘 다 빨리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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