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북도 김천 수도산에서 사람의 초콜릿 과자를 훔쳐 먹다 발견된 지리산 반달가슴곰 KM-53이 다시 수도산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지리산국립공원 안에 재방사한 지 17일 만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KM-53이 남원과 함양, 거창을 거쳐 김천 수도산으로 다시 이동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곰에게 부착된 발신기를 통해 이동 경로를 24시간 추적하고 있다.
2차 수도산 여정을 보면, 6일 재방사 후 1주일 동안 지리산국립공원 안에 머물다가 지난 16일부터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본격 이동했고, 약 90㎞를 이동해 20일께 수도산에 도착했다. 곰은 이동하면서, 사람 밀집지역이나 민가를 피해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산줄기를 따라 이동했다. 또 대전-통영 고속도로는 교각 아래의 물이 적은 강가를 살피면서 신속하게 건너갔다. 광주-대구고속도로는 긴 터널 위의 산을 건너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 곰을 다시 포획할 계획이다. 문광선 국립공원관리공단 복원기술부장은 “해발고도 1000m 이상 높이에서 곰을 봤다는 신고가 들어와 포획을 시도 중”이라며 “한번 갔던 길이니 흔적을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지리산에서 동면한 적이 있으니 아예 이사갔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산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지리산에 재방사한 이유는 사람이나 차량 기피훈련을 해야 했고 아직은 수도산 인근 주민들과 곰 방사에 대해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