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 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얼마 전 첫눈이 오는 밤이었다. 나는 그때 어떤 모임이 있어서 식사를 마치고 찻집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밤 9시쯤에 직장에서 퇴근하던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빠, 첫눈이 와요.” 조금 지나니까 아내한테서 전화가 또 왔다. “여보, 첫눈이 와요.” 나는 모임에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첫눈이 오는 날은 우리 가족의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10살 무렵에 첫눈이 오는 날, 눈 맞으러 나갔다가 프라이드 치킨을 먹게 되었다. 그 때 매년 첫눈이 오면 이렇게 모여서 놀자고 약속을 했는데 그러고 나서 매년 잊지 않고 이어온 것이 벌써 15년쯤 된 것 같다. 이사 가기 전까지 첫눈이 올 때면 매번 동네에 있는 같은 치킨 집을 갔었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도 거의 매번 치킨을 먹었다. 이번에는 군대에 간 아들이 빠져 셋이서라도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동네의 찻집으로 향했다. 도중에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같이 못해 아쉽지만 재미있게 노세요.”
자녀가 성장하면서 관계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재미도 없다는 부모들을 자주 만난다. 자식과 만나도 딱히 할 말이 없고, 살가운 정을 나누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엄마는 그래도 좀 나은데 아빠의 경우는 더 심하다. 팔짱도 끼고 싶고 안아주고도 싶지만 안 하다가 하려니 어색하고 쑥스럽다. 용기 내서 뭔가 해보려면 아이는 정색을 하고 피하기까지 한다. 어느 분 표현으로 행복이 잡힐 듯하다가 달아나는 느낌이란다.
우리들 누구나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친밀한 관계를 갖는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 그러고 보면 친밀감이 줄어들면서 같이 있어도 행복감이 줄어드는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할 일도 많아지고 같이 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아이가 어렸을 때 미리미리 투자해 놓을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것만큼 투자효과가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첫눈이 올 때 같이 모여 즐겁게 논다면 좋은 일이다. 한 달에 한 번 아이와 데이트를 하며 즐겁다면 더 좋은 일이다. 매주 주말에 가족이 모여 취미활동을 같이 한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쓴 <인생수업>의 마지막에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온다.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이 생에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자녀들과는 지금 행복해야 한다.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보하면 안 된다.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미래의 행복을 위한 투자가 된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쓴 <인생수업>의 마지막에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온다.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이 생에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자녀들과는 지금 행복해야 한다.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보하면 안 된다.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미래의 행복을 위한 투자가 된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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