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3일 오전 견학을 온 중학생들이 고려대 홍보 게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정용일 기자yongil@hani.co.kr
고려대 “내신보정 상수”
교사들 “전혀 모르겠다”
교사들 “전혀 모르겠다”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 2-2학기 일반전형 1단계에서 내신 성적을 산출하면서 이른바 ‘보정’을 위해 사용했다는 ‘케이’(k)와 ‘알파’(α)라는 상수값은 과연 뭘까?
고려대는 지난해 9월 학교 누리집을 통해 발표한 ‘수시 2-2 모집요강’에서 ‘교과영역 성적 산출’을 위한 3단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성적 표준편차를 고려해 과목별 등급을 재산출하고, 2단계에서는 각 과목의 표준편차의 평균을 내 표준화값을 산출하도록 돼 있다.
곧, 학교별 차이를 고려해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낸 고교는 등급을 올려주고, 쉽게 낸 학교는 등급을 낮추는 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이다.
이 단계까지는 일선 학교에서도 해당 학생의 점수를 산출할 수 있다. 문제는 3단계다. 고려대는 2단계에서 나온 값을 바탕으로 일종의 누적확률을 구하도록 했는데, 여기서 상수값인 k값과 α값이 등장한다. 고려대는 “k·α는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에 따라 결정되는 값”이라고만 설명해 도대체 k·α값이 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교사들의 말이다.
수학교사인 서울 ㅇ고 남아무개 교사는 “고려대의 성적 산출 방식은 표준편차를 고려해 등급을 일부 보정하기 위해 연세대 등 대다수 대학들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다”며 “모집요강에 나온 산출 방식을 이용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점수를 구해 보고자 했지만, k·α값이 뭔지 몰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k·α값은 내신 보정을 위한 상수”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 3단계 공식을 거치면, 내신 등급 사이의 점수 차이가 크게 줄어드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밝혀 스스로 내신을 무력화했음을 실토하기도 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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