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보고 취소에도 박범계 “보고 내용 변동 없다”

윤석열 당선자 ‘문 정부 검찰개혁’ 비판에는
“내가 입 다물겠다는 뜻 아냐…기다려보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사법 공약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24일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를 돌연 취소한 가운데, 박 장관이 보고 내용을 수정할 뜻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이 확정된 것인가’라는 물음에 “적어도 어젯밤까지 보고 문건을 만들었다. 다른 주제가 더 추가될지는 모르겠으나, 특별한 변동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전날 윤 당선자 공약인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들은 이날 오전 법무부 업무보고를 30분 앞둔 오전 9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대해 40여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법무부에 업무보고 유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도 이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반대한 박 장관을 두고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5년간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윤 당선자의 비판을 두고 “제가 입을 다물겠다는 뜻은 아니다. 저 나름대로 오랫동안 천착했던 과제에 대한 이야기니까 기다려봐 달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인수위 업무보고 일정이 다시 잡혔는가’라는 말에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