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씨가 2018년 <엠비시스포츠탐험대>와 인터뷰한 영상. 엠비시스포츠탐험대 유튜브 갈무리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30·토트넘)이 폭발적 인기를 얻는 가운데, 그를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건 손웅정씨가
2018년 <엠비시(MBC)스포츠탐험대>와 만나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이다. 특히 해당 인터뷰에서 손웅정씨가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한 장면은 손흥민이 각종 기록을 새로 작성할 때마다 화제를 모으더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뒤 다시 한 번 ‘역주행’하며 9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326만회를 넘어섰다.
패러디도 줄을 잇는다. 팬들이 손웅정씨 언론 인터뷰 영상을 편집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가 맞다” “(그간 월드클래스로 인정하지 않아서) 아버지가 죄송하다”는 식으로 만든 영상들인데, 패러디 영상임에도 많게는 유튜브 조회수가 260만회를 넘어간다. 급기야는 손웅정씨가
“제가 월드클래스”라고 말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손웅정씨 저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손웅정씨는 지난해 직접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를 써내 손흥민을 키우고 가르친 철학을 밝혔는데, 서점가에서 이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득점왕 등극 뒤 손흥민 관련 도서 판매량이 약 3배 이상 올랐다는 후문이다.
손흥민은 과거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손웅정씨는 학교 축구부에 손흥민을 보내는 대신 자기가 선수 시절 느끼고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직접 손흥민을 가르쳤다.
다만 그가 주목받는 이유가 단순히 손흥민이라는 성공한 축구 선수를 키워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기본과 겸손, 정직을 강조하는 철학에 올바른 성공 모델을 목말라했던 엠제트(MZ) 세대가 열광하는 모양새다.
실제 누리꾼들은 손웅정씨 관련 영상에 “아버지야말로 월드클래스”(유튜브
Dra******) “축구를 떠나 아버님이 존경스럽다”(유튜브 김**)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아빠 찬스가 판치는 시대에, 철학과 헌신을 바탕으로 한 진짜 아빠 찬스가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소년 교육을 중시해왔던 손웅정씨는 이제 손흥민을 이어가고 능가할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약 170억원을 들여 ‘손웅정 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한 그는 손흥민이 태어난 강원도 춘천에서 8일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어린 선수들 교육에 집중한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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