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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점심 햄버거 세트도 못 먹어…식대 4천원이라” 직장인 런치플레이션

등록 2022-07-12 07:00수정 2022-07-14 10:47

중소기업 직원 “구내식당도 없고 식대인상 요구 어려워”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식당 들머리 메뉴판에 인상된 가격표가 덧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식당 들머리 메뉴판에 인상된 가격표가 덧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6% 올라 외환위기 직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기존 식대로는 ‘런치플레이션’(점심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직장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11일 직장인들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살펴보면, 지난달부터 다른 회사의 식대는 얼마인지를 묻거나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식대를 인상해도 현재 오른 물가를 따라가기엔 모자란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다른 회사의 식대 가격을 물으며 “저희는 4000원이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세트를 못 먹고 햄버거와 콜라만 가능하다”는 게시글을 올리거나, 엘지(LG)화학에 다니는 한 직원은 영업사원의 점심값을 물으며 “우린 5000원씩 주다가 올라서 7000원 준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에스엠스틸의 한 직원은 엘지화학 직원의 글에 “지난달에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했는데, 더 올려준다고는 하지만 8000원으로 먹을만한 게 없더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물가가 진정될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직장인들은 구내식당과 편의점 등 ‘가성비 점심’을 찾아 나서고 있다. 30대 직장인 송아무개씨는 한달 식대로 약 18만원을 받지만 회사 주변 식당의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기엔 부족하다고 느낀다. “올해 초만 해도 한 끼 만원에 놀랐는데 이제 만원은 옛날이고, 요즘은 한 끼에 1만2000∼1만3000원이 기본”이라며 “가격이 4500원인 구내식당에 가거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와 점심을 먹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모바일 식권 서비스 업체인 밴디스가 지난 8일 공개한 1037명 직장인 설문조사(6월29일~7월4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99%포인트) 결과를 보면, 회사가 지원하는 식사 또는 식대 수준에 응답자의 50.5%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다만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은 구내식당 이용이나 식대인상 요구도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인크루트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71.3%가 회사가 현물 식사 또는 식대를 ‘지원한다’고 답했지만, 28.7%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스타트업에 다니는 정아무개(30)씨는 “급여에 포함된 한 달 식대가 10만원인데 구내식당이 없어서 식비를 아끼기도 어렵고, 회사 규모가 작아서 익명으로 식대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3일 “위탁식당의 경우 5000~6000원 사이로 식단가 계약이 체결돼 운영중이다. 일반 식당, 푸드코트, 롯데리아 등과도 계약도 맺는데 해당 블라인드 게시글은 간편식 취식용 인천공항 롯데리아 계약식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업체와 협의를 통해 정상 소비자 판매가 이하로 단가가 책정될 수 있는 상황이며, 계약 단가는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려우나 해당 금액으로 세트메뉴(6600원)를 먹을 수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한 직장인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식당에서 일본식 라면을 점심으로 먹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 직장인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식당에서 일본식 라면을 점심으로 먹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관련기사: “콩나물국밥 집에서 계란을 안 주다니…” 식당가 덮친 고물가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0318.html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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