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후원 인증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을 두고 ‘무관용 원칙’을 언급한 뒤, 전장연에 연대하겠다고 나선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무정차 등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의 강경 대응을 두고 “과잉 진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4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SNS)에서는 ‘전장연 시위 연대합니다’등의 전장연 후원금 인증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 언제든 원하는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할 권리가 있다. 전장연 시위에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린다”며 후원금 인증 게시물을 올렸다.
이밖에도 “유아차 끌고 대중교통 이용하다 보면 전장연 이동권 시위 욕할 수 없다”, “우리도 나중엔 교통약자 전장연 시위 지지한다” 등의 글들도 올라왔다. 이날 전장연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무관용 원칙’ 언급 이후 실제 후원금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4일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올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후원 인증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책 <어린이라는 세계>를 쓴 김소영 작가는 지난 2일 트위터에 전장연에 후원 이체 내역을 올리면서 “열차 지연 문제는 오로지 서울교통공사에 그 책임 있다. 교통약자와의 대결을 선포하는 반윤리적이고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의 선동에 항의한다. 장애인, 노동자, 참사 희생자, 여성, 어린이, 이주민 우리 모두 뒷걸음치지 않는다”며 “2000원, 5000원도 좋다. 우리가 여기 있다고 외치는 마음으로 함께하자”고 글을 올렸다. 이 글은 4일 오후 7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1000건 넘게 공유됐다.
독일에서 전장연에 후원한 진소연(30)씨는 <한겨레>에 “독일에선 어디를 가나 휠체어 탄 장애인들을 볼 수 있다. 버스나 트램에 휠체어 탄 장애인이 탑승하면 기사가 도와주는데, 이때 출발이 지연돼도 다들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이동권은 기본적인 권리니까 한국에서도 보장되길 바라며 후원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무정차’로 대응하고 지속해서 ‘불법시위’ 방송과 안내문자를 내보내는 것을 두고 “국민 갈라치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시위 없는 2호선 노선인데, ‘전장연 시위한다’고 방송하는 서울교통공사. 기본 2분 연착 중인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전장연 시위로 삼각지역 무정차 통과한다는 문자를 이 시간에 안전안내문자로 보내야 할 사안인가, 그런 염려와 정성은 왜 이태원 참사 때 진작 발휘되지 않았나. 안전문자 국민 갈라치기 용도로 사용하라고 누가 허락했나”, “전장연 시위 떠나서 요즘 지하철 사고 매일 있는 것 같다” 등의 게시물들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전장연에 시민들의 후원이 몰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 등을 두고 “시민을 볼모로 잡는다”며 혐오 발언을 하자 시민들은 온라인에 ’#전장연후원’ 게시글을 올리며 후원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