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연합뉴스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 회장의 주식 처분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됐다가 1심 판결 후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 관장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33단독 신혜성 판사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을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 신청 사건에 대해 ‘원결정 취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가처분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앞서 노 관장은 최 회장을 상대로 에스케이 주식처분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했고, 최 회장은 이에 맞서 가처분 이의를 신청했다. 지난해 2월 법원은 노 관장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최 회장의 에스케이 주식 350만주의 처분 행위를 이혼소송 판결 선고 때까지 금지했다. 이후 이혼소송 1심 판결 2주 뒤인 지난해 12월20일 법원은 최 회장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당초의 주식처분 금지 결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에 대한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의 집행도 지난 2월14일부로 해제됐다.
법원이 결정을 번복한 데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1심 판결 내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6일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에스케이 주식이 아니라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의 에스케이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최 회장의 주식 처분을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관장 쪽은 최 회장의 에스케이 주식 처분을 금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1월3일 항고했다. 항고심은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조영호)가 심리한다.
한편, 노 관장과 최 회장은 이혼소송 1심 판결에 각각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 쪽은 최 회장의 에스케이 주식 1297만여주 가운데 절반가량을 분할해달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 주식은 최 회장이 상속받은 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들의 이혼소송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가 심리 중이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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