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열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제59차 전체위원회에서 위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조사보고서를 뭉갠다는 보도가 나온 뒤, 진실화해위가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과 관련해 내부 공식 문제제기가 나왔다. 김광동 위원장은 이 문제를 제기한 상임위원의 다른 제보건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질책했고, 여야 추천 위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18일 오후에 열린 진실화해위 59차 전체위원회 보고안건 논의과정에서 이상훈 상임위원(야당 추천)은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이뤄져야 할 진실화해위에서 조사관들이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과도한 조사를 받은 일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장의 성향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만 (제보자 색출) 조사가 이뤄지는 느낌이다. 균형감을 가져야 할 위원회 운영이 편향적으로 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상임위원은 “모든 내용이 비밀누설죄의 비밀이 아니고 정당한 근거에 따른 내부고발 행위는 징계사유로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을 뿐 아니라 공익신고도 가능해서 제보자 색출의 실효성이 없다”고도 말했다.
김광동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안건처리를 하는 자리에서 왜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내부 직원채용 정보를 외부에 전달해 오히려 주의를 받아야 될 사람은 이상훈 위원”이라는 말도 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직원 채용정보의 외부 전달이란
‘국정원 대공수사팀 3급 출신의 조사1국장 내정과 최종합격’에 관한 <한겨레> 6월14일, 16일치 보도다. 보도 뒤 이상훈 상임위원은
본인이 제보자임을 밝히며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상희 위원(야당 추천)은 김 위원장이 발언을 마치자 “언론제보자 색출을 위한 조사관 조사는 진실화해위의 문제이고 안건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문제제기가 나오지 않도록 위원회가 신경 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상훈 상임위원에 대한 위원장이 발언이야말로 상당히 적절하지 않다. 이 상임위원의 제보나 인터뷰에 문제가 있다면 당사자와 따로 이야기하라”고 했다.
18일 오후 열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제59차 전체위원회는 제보자 색출을 위한 조사관 조사 문제를 둘러싸고 위원들 간에 30여분간 설전을 벌였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차기환 위원(여당 추천)은 “이상훈 상임위원(의 채용정보 제보)과 관련해서는 전체위원들 중 모르는 분도 있으니 아예 정식 안건으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인사문제가 직무성 기밀인지 아닌지, 대외적으로 발표가 나기 전 알리는 게 적절한지 다음 전체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밝혀보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희 위원은 “김광동 위원장의 문건 유출 문제도 안건으로 함께 상정해 달라”고 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특정 언론사에 문건을 유출하는 과정에서 흔적이 남아 유출 사실이 공개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동 위원장은 이어 “50건의 조사보고서가 특정인에 의해 선정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과연 특정인이 조사결과를 소위 방치, 뭉개고 있는가도 확인해봐야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것이 보도되는 게 적절한지 파악하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50건의 조사보고서 방치 건은, 부역자 처리지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작성이 완료된 50건 이상의 조사보고서가 두 달 이상 보류되고 있는 보도 이후 알려진 것이다.
진실화해위 다음 전체위원회는 8월16일에 열릴 예정이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박시은 교육연수생 sigua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