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전북 부안군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을 둘러보며 대회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이 창업한 소셜미디어 ‘위키트리’에 ‘여성들이 문제’라는 뜻을 나타내는 표현과 여성이 예뻐야만 남성이 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일 한겨레가 위키트리에 올라온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김행 기자’라는 이름으로 여러 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이메일 주소 아이디와 김 후보자의 현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이름은 일치한다.
‘김행 기자’의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의 일부는 성차별적 표현이 담겨 있다. 2012년 7월13일 등록된 ‘남자가 여자에게 반하는 이유 베스트 10’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반하는 상황 1위에서 10위까지 적힌 이미지가 첨부돼 있다. 1위는 ‘예쁠 때’, 2위는 ‘아무것도 아닌데 얼굴이 예쁠 때’, 3위는 ‘밥 먹고 밥풀 흘렸는데 얼굴이 예쁠 때’다. 나머지 모든 순위도 결론은 ‘예쁠 때’다. 해당 게시글은 이 이미지와 함께 “결국 결론은 하나. 예뻐야”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인 2012년 7월1일엔 ‘여성학 A(에이)+ 답안지, 뭐라고 썼길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김행 기자의 이름으로 실렸다. 이 게시물엔 ‘여성’(WOMEN)과 ‘시간’(TIME), ‘돈’(MONEY), ‘문제’(PROBLEMS)를 뜻하는 영단어와 제곱, 제곱근, 등호와 같은 수학기호가 적힌 이미지가 첨부돼 있다. 이 글은 여성은 시간과 돈의 곱(WOMEN〓TIME×MONEY)’이라는 수식으로 시작해, ‘여성은 문제(WOMEN〓PROBLEMS)’라는 결괏값에 이른다.
이외에도 가슴 성형을 하지 않고도 가슴을 크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게시물이 김행 기자의 이름으로 게시됐다.
지난 2012년 7월1일 ‘위키트리’ 누리집에 등록된 ‘여성학 A(에이)+ 답안지, 뭐라고 썼길래?’라는 제목의 게시물 내용 중 일부. 위키트리 누리집 갈무리
김 후보자가 과거 위키트리에 해당 글을 작성한 것이 사실이라면, 일상 속 성차별 문제를 개선하고 성 역할 고정관념을 해소해야 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인식을 가졌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과거 김 후보자가 ‘김행 기자’의 이름으로 위키트리에 글을 작성한 게 맞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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