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안양 초등학생 실종·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 안양 메트로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지키던 이혜진(11)양의 어머니 이달순(41)씨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혜진·예슬양 가족 오열
“아이고, 혜진아. 널 이렇게 만든 놈이 붙잡혔단다. 네가 이제 편히 갈 수 있겠구나.”
16일 밤 유력한 용의자 정아무개씨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에 경기도 안양 메트로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지키던 이혜진(11)양의 어머니 이달순(41)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리다가, 끝내 딸의 영정 앞에 쓰러졌다. 영정을 붙들고 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던 이씨는 “범인이 붙잡혀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우리 딸은 돌아올 수가 없는데, 이제 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아버지 이창근(46)씨도 “내가 이 나쁜 놈 면상을 좀 직접 봐야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빈소를 함께 지키던 조문객들은 용의자가 ‘이웃주민’이라는 말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어떻게 그렇게 가까운 곳에 범인을 놔두고도 몰랐느냐. 기가 막힌다”며 “예슬이만이라도 꼭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양과 함께 실종됐다가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우예슬(9)양의 어머니 윤희란(35)씨는 주위 사람들을 붙잡고 “우리 예슬이는요? 예슬이는 살아 있나요?”라고 물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윤씨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 난다. 그저 우리 예슬이만 살아있으면 …”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양의 장례는 애초 일요일인 16일 오전 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이양에게 마지막으로 학교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월요일인 17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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