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이인식 여성부 차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2일 잇따라 성폭력 사건으로 충격에 싸인 대구의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박백범 교과부 대변인은 “학교가 알려질 것을 우려해 장관님이 수행비서만 데리고 비밀리에 다녀왔다”며 “대구시교육청이나 기자들한테도 알려지지 않게 최대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비밀리에 다녀가려고 했다고 하지만, 방문 사실은 언론에 실시간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방문에 앞서, 이 차관과 문희(한나라당), 유승희(통합민주당) 의원 일행도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와, 대구시교육청, 해바라기아동센터를 차례로 방문한 뒤 이 학교를 찾았다.
혹시 학교 이름이라도 알려져 아이들이 더 심한 충격을 받을까봐, 언론조차도 현장 취재를 최대한 자제해 오던 터다.
이날 전재희 의원을 단장으로 한 한나라당 진상조사단도 대구를 찾아 대책위와 대구지방경찰청 등을 방문해서 진상조사를 벌였으나, 해당 학교는 방문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 서상기 의원은 “그렇잖아도 전학가려는 아이들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그 학교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다시 학교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 같아서 방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취재진이 학교로 들어가 빈 교실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 학교 교사들이 “학교가 알려지고 아이들의 얼굴 사진이 나가면 안 된다”며 눈물까지 흘리며 가로막았다. 김 장관을 비롯한 ‘서울손님’들의 학교방문으로 학교는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의 방문이 “경솔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