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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정보 공사로 식당도 문닫을판”

등록 2010-03-18 08:52

[4대강 사업 집중점검] 주민들 4개월째 고통
생계 위태한데 보상 감감
“용산 세입자들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매상이 10분의 1로 줄어도 별 대책없는 처지라 하루하루 심장이 타들어갑니다.”

11일 강정보 건설 공사현장에서 만난 인근 지역 주민 윤진오(44·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씨의 말이다.

윤씨는 2007년말 7년 계약으로 이곳 낙동강변 식당을 임대해 입주했다. 원래 하던 식당이 대구시 도시개발공사의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철거됐기 때문이다. 전재산인 시설비 7300만원을 들여 이곳을 꾸몄다. 하지만 2년만인 지난해 11월부터 식당 바로 뒤 쪽에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강 강정보 건설을 위한 가물막이 공사가 시작됐다. 매일 같이 날리는 먼지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소음, 진동으로 장사는 커녕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두 아이들은 학업에 지장도 많았다. 윤씨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달성군청에 항의했지만 공사는 며칠 중단됐다 다시 재개됐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공사시작 뒤 최근까지 달성군청으로부터 소음발생행위 중지명령 2회, 과태료 처분 5회를 받았지만 주민피해는 계속됐다.

한참이 지나서야 가게 바로 뒷편에 14m 높이의 거대한 방음벽이 설치됐다. 그러나 전망을 막아, 강풍경을 밑천삼아 영업하던 가게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식당의 유일한 경쟁력이었던 마당 하천부지에 설치한 강변 가건물(천막)도 불법이라며 곧 철거된다. 윤씨는 “전가족의 생계가 걸린 식당이 문닫을 지경인데 수공과 시공사 쪽은 보상관련 서류를 넘겨 준 지 두달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정보 가물막이 공사장 인근에는 윤씨와 같은 처지의 상인들이 9가구가 있다.

인근 농민들의 시름도 크다. 강정보 진입로 곳곳에는 “지장물 현싯가 보상하라”는 등의 구호를 담은 펼침막들이 내걸렸다. 하천변에서 수십년동안 농사를 지어오던 10여 가구의 농민들은 무단경작이란 이유로 올 1월 중장비가 자신들의 농토를 갈아 엎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죽곡2리 김종갑 이장은 “50년동안 밀과 보리농사를 지어오던 땅 2만5천평도 곧 갈아엎어야 할 형편”이라며 “다른 주민들의 생활불편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수자원 공사 강정보건설단 쪽은 “엘에이치 공사 소관인 무단경작 농민들에 대해서는 지장물 보상 외에 보상을 해줄 법적근거가 없다”며 “식당업주들에게는 시공업체가 적절한 환경피해·영업손실 보상액을 감정평가해 산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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