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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촛불, 광화문 광장에 다시 모이다

등록 2017-10-28 19:20수정 2017-10-29 10:13

‘촛불은 계속된다’ 1주년 대회
퇴진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려
지난해 10월29일 첫 퇴진행동 집회 이후 1년만
28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주최로 열린 촛불 1주년 기념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촛불이 광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주최로 열린 촛불 1주년 기념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촛불이 광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촛불은 ‘계속됐다.’

2016년 10월29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고 처음 시작된 ‘박근혜 퇴진 범국민행동 1차 집회’ 이후 1년만에 다시 촛불이 모였다. 광화문광장에 운집한 시민들은 1년 전 집회-탄핵-선거로 이어지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썼던 평화로운 ‘촛불혁명’을 자축하고, 새 정부를 향해서는 한국사회가 앞두고 있는 개혁과제 해결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간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시민단체 모임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기록기념위원회는 28일 저녁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1주년 대회’를 열고 “부패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23번의 촛불집회는 모두 시민들의 힘으로 가능했다”고 자축했다. 주최쪽 추산 5만명이 모인 이번 집회에서 정강자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대표는 “그간 국민들이 모은 성금을 이용해 퇴진행동 기념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일까지의 기록을 담는 촛불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3차례 이어진 촛불집회의 무대를 장식했던 ‘시민자유발언’도 1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1년 전 집회 참가자들에게 초를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했던 김지은(15)씨는 시민자유발언 무대에 올라 “1년 전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양한 시민들이 촛불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역사가 무엇인지를 몸소 실감했다”며 “적폐가 해소되고 촛불시민이 꿈꾸는 세상이 올때까지 자원봉사단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5차 촛불집회에서 시민자유발언에 올랐던 홍준의씨의 가족도 다시 무대에 올라 “지난해 이 자리에 섰을때만 해도 세상이 바뀌겠냐고 말했지만, 지금 세상은 변했다”며 “이제 빠르게 방송이 정상화되어 엠비시 <무한도전>을 다시 보고싶다”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촛불은 계속된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촛불은 계속된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촛불대회는 ‘평화로운 정권교체’의 모범답안을 보여줬던 1년 전 촛불집회를 기억하듯,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세월호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합창단은 집회 무대에 올라 평화나무 합창단과 함께 ‘약속해’를 불러 힘찬 박수를 받았다. 주최쪽에서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사진을 모은 영상인 ‘당신과 나의 촛불’을 틀자, 촛불을 든 시민들은 1년 전 모습을 기억하듯 전광판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촛불집회의 하이라이트였던 ‘촛불 소등 행사’와 ‘촛불 파도타기’도 약 10분간 재현됐다.

이날 집회에는 산적한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성리 사드철회성주주민공동대책위원회의 이종희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사드는 동북아 균형을 깨뜨리고, 대한민국의 안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기이기 때문에 소성리 할머니들과 주민들이 450일 넘게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약속했던 것처럼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 언론노조가 부역자들을 청산하기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지도 벌써 55일째다”며 “‘질문하지 않는 언론은 존재 가치가 없고, 언론이 질문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깊이 새기고 시민들께 파업 승리를 보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년만에 다시 촛불을 켜고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감회가 새롭다”고 입을 모았다. 반려견 ‘모모’와 함께 집회를 찾은 김소연(57)씨는 “지난해 촛불집회에도 모모와 함께 거의 매주 나왔는데, 1년 뒤 다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보니 젊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년들이 아니었으면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김영신(54)씨는 “1년만에 다시 광장에 나오니 뿌듯하다”며 “국민 모두가 함께 이룬 탄핵과 정권교체인만큼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의 뜻을 받들어 적폐 청산과, 그동안 못했던 개혁을 차근차근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촛불은 계속된다’에 참가한 필리핀 출신 카트리아(31·왼쪽)와 크리스틴(33)이 촛불을 들고 웃어보이고 있다.
2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촛불은 계속된다’에 참가한 필리핀 출신 카트리아(31·왼쪽)와 크리스틴(33)이 촛불을 들고 웃어보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촛불을 든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필리핀에서 여행차 한국을 방문한 카트리아(31)와 크리스틴(33)은 “한복을 입고 서울 경복궁 구경을 하던 중에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웃어보였다. 이들은 “1년 전 한국의 전 대통령이 비위를 저질렀고,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해서 탄핵됐다는 사실을 알고있다”며 “나 역시 민주국가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자유와 권리를 위해 싸웠던 한국의 촛불집회에 함께 참석하고 싶어 집회에 오게됐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본 집회가 끝난 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소속 단체를 중심으로 청와대 행진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을 구속하라”, “노조할권리 보장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종합청사를 지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적폐청산이나 사회내 개혁 문제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다”며 “현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빠르게 촉구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청와대 행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본집회를 주최한 퇴진행동은 원래 계획했던 ‘청와대 앞 행진’에 대해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일자,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촛불집회 후 공식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촛불집회가 시작하기 1시간여 전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촛불집회 1년을 기억하며 촛불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촛불은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실현했고, 정치 변화를 시민이 주도했다. 뜻은 단호했지만 평화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촛불의 열망과 기대를 잊지 않겠다. 국민의 뜻을 앞세우겠다. 국민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경력 23개 중대(약 1천840명)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글·사진 황금비 신민정 이지혜 최민영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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