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사고 생존자 “‘쾅’ 소리 뒤 순식간에 파도 휩쓸려”

선창1호, 인천 영흥도서 급유선과 충돌 전복
경적 등 이상 징후 없다가 순식간에 충돌
유조선에 구조 요청…1시간 만에 병원 이송
사고 당시 탑승객 전원 구명조끼 착용

영흥도 사고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해경 제공

“사고 당시 소리 지를 새도 없이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3일 영흥도 낚싯배 선창1호의 전복 사고를 겪고 생존한 서아무개씨는 사고 당시 순식간에 배가 뒤집힌 것으로 기억했다. 배 바깥쪽에 있어서 사고 당시를 정확히 목격했다는 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배가 멈추거나 경적 소리가 나는 등 이상 징후가 전혀 없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어 “낚싯배 뒤쪽과 급유선의 앞쪽 오른면이 사선 방향으로 부딪혔다”며 “충돌 당시 ‘쾅’ 소리가 났지만, 이후 소리나 상황을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순식간에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졌다”고 말했다. 사전에 위험 경보 없이 순식간에 급유선과 충돌했다는 설명을 종합할 때,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운행하다 미쳐 서로를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가 침몰하고 있다. 2017.12.3 연합뉴스

서씨는 사고 당시 탑승객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바다에 뜬 일행들과 모여 잡고 지탱할 것을 찾다가, 정상적으로 떠 있던 사고 급유선에 구조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당시 바다에 빠져있던 기간을 10~15분으로 기억했다. 유조선에서 1시간 가까이 대기한 서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서씨는 낚시를 즐기는 형과 직장동료 김아무개씨와 함께 낚싯배를 탔다가 사고에 휩쓸렸다. 서씨 일행은 모두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크레인 선박이 전복사고로 침몰한 낚싯배를 인양하고 있다. 2017.12.3 연합뉴스

이날 오전 6시 12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낚싯배 선창1호가 급유선과 충돌해 뒤집혔다. 사고로 승선원 22명 가운데 13명이 숨졌다. 오후 5시 현재 실종자는 2명이다.

장수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