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법관대표회의, ‘사법농단 탄핵 촉구 결의안’ 통과시킬 수 있을까?

등록 2018-11-18 15:58수정 2018-11-19 11:20

19일 사법연수원서 전국 법관 110여명 모여 논의
부결 또는 미뤄질 경우 ‘제식구 감싸기’ 후폭풍 예상
같은 날 박병대 전 대법관은 ‘피의자’로 검찰 소환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제2차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전국의 법관 대표들은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법관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논의할 전망이다. 고양/공동취재사진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제2차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전국의 법관 대표들은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법관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논의할 전망이다. 고양/공동취재사진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의장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19일 사법농단 관련 ‘명백한 재판개입’ 행위가 이미 확인된 현직 법관의 탄핵 필요성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한다. 중대한 헌법 위반을 한 고위공직자를 검찰 수사나 유죄 확정 여부와 별개로 파면할 수 있도록 한 탄핵제도의 취지를 살려, 재판 독립 침해에 대한 준엄한 역사적 평가와 탄핵 선례를 법원 안팎에 뚜렷이 남기자는 것이다. 법원 공식기구인 법관회의에서 탄핵 촉구 결의안이 가결될 경우 국회의 탄핵소추 논의도 탄력을 받게 된다.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 110여명은 19일 오전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제2차 법관회의 정기회의를 열어 재판개입과 법관사찰 등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의 국회 탄핵소추를 촉구할지 논의한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상고심 개선 방안, 법관 인사제도, 사건배당, 법원행정처 업무이관 등 최근 이슈가 된 사법행정 주요 현안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차경환 대구지법 안동지원장 등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 전원이 ‘재판개입 법관 탄핵 촉구 결의안’을 법관회의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안건의 무게 중심이 확 바뀌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고양/공동취재사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고양/공동취재사진
법관회의가 시작하면 안동지원 판사들의 탄핵 촉구 의견에 공감하는 법관대표들이 추가 안건 상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 판사는 18일 “이미 20여명 이상이 안건 발의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관회의 내규에 따라 법관대표 10명 이상이 요구하면 의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정해야 한다.

법원 내부에서도 “명백한 재판독립 침해행위자에 대해 유무죄와 별개로 국회의 탄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상당 부분 힘을 얻고 있는 만큼 법관회의가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반면 법관이 다른 법관의 탄핵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탄핵 촉구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지더라도 가결(참석자 과반)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개월 전인 지난 6월 열린 법관회의에서는 사법농단에 대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 촉구’가 안건으로 올려졌는데, 당시에도 일부 법관이 “사법행정권 남용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수사 촉구’를 ‘형사 절차’라는 표현으로 수정한 안건에 다수 법관이 동의하며 사실상 검찰 수사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번에도 현장 논의 과정에서 일부 표현 수위 조절을 통해 탄핵 촉구에 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있다.

다만, 먼저 상정된 안건을 순차적으로 논의하는 법관회의 성격상 뒤늦게 채택된 탄핵 촉구 안건이 뒤로 밀릴 경우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김명수 대법원장과 법관회의 참석자들의 만찬이 예정돼 있어 예전보다 회의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도 변수다. 만약 탄핵 촉구 결의안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거나, 어렵게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될 경우 ‘제 식구 감싸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판사는 ‘비공개 온라인 법관 카페’에 올린 글에서 “위헌적 직무수행을 한 동료 법관 탄핵에 온정적 심정을 앞세워 거부감을 표한다면, 같은 법관이 저지른 사법농단 재판에서 (마찬가지로) 온정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거라고 (국민에게) 강변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법관회의가 열리는 동안 박병대 전 대법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받는다. 전직 대법관으로는 차한성·민일영 전 대법관에 이어 세 번째, 피의자 신분으로는 차한성 전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소장에 31차례 공범으로 적시된 사법농단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이다. 그는 2014년 2월부터 2년간 임 전 차장의 직속 상관인 법원행정처장을 맡아 주요 사건 재판개입과 법관사찰 등을 승인하고 보고받은 혐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조사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올라가는 수사의 최종 연결고리를 완성할 계획이다.

김민경 최우리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윤 탑승’ 추정 차량 오후 4시 40분께 대통령실 진입 1.

[단독] ‘윤 탑승’ 추정 차량 오후 4시 40분께 대통령실 진입

‘내란죄 공범’ 될라…장관 5명, 계엄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 함구 2.

‘내란죄 공범’ 될라…장관 5명, 계엄 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 함구

군인 부모들 분노 폭발…“계엄에 아들 이용한 자 용서 못 한다” 3.

군인 부모들 분노 폭발…“계엄에 아들 이용한 자 용서 못 한다”

철도노조, 5일 첫차부터 총파업…KTX·수도권 전철 감축운행 4.

철도노조, 5일 첫차부터 총파업…KTX·수도권 전철 감축운행

울산서도 2천여명 모여…“박근혜 탄핵 때 촛불 다시 꺼냈다” 5.

울산서도 2천여명 모여…“박근혜 탄핵 때 촛불 다시 꺼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