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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최종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등록 2019-07-04 13:53수정 2019-07-05 11:53

[영상+]‘집단 성희롱’ 물의 서울교대 졸업생 4명 인터뷰
일부 남학생·교사 수년간 여학생 얼굴 평가 자료 작성 공유
“이번 사건은 교대·교직사회 성차별 문화서 비롯”

▶▶ 영상 유튜브로 보기

지난 3월 초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일부 학과 남학생들이 여러 해 동안 여학생들의 얼굴을 평가하는 등 성희롱 자료를 만들어 돌려봤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재학생들이 남자 대면식 자리에서 오비(졸업생)들에게 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내기 여학생들의 얼굴과 나이 등 개인 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들었고, 남학생들은 이 자료를 토대로 여학생들의 외모 등수를 매겼습니다. 자료를 공유한 이들 중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 승리 단톡방만 문제? 여후배 성희롱 자료 돌려본 서울교대 남학생들)

<한겨레>는 지난 6월23일 서울교대 졸업생이자 현직 교사인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집단 성희롱 사건이 교대 및 교직사회의 뿌리깊은 성차별 문화와 관련이 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어떤 교수님이 한 선배의 임용고시 합격수기 글을 공유한 적 있는데, 거기에 ‘면접관은 실제로 남학생들한테 점수를 더 후하게 주라는 말을 듣고 들어간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등하게 주게 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안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불안해졌어요.” -졸업생 A

“남학생들 데리고 ‘룸’에 가자고 하셨다는 교수님 얘기도 들었어요. 교수님 중에 ‘우리는 회식을 룸으로 간다’고 말한 분도 계셨고요. 그런 내용을 교수평가에 써봐도 바뀌는 건 없었어요.” -졸업생 D

“부장, 교장, 교감선생님이 다 남자다 보니까 성(性)적 권력이 확실히 있어요. 교대에 남자 대면식이 있듯이, 학교에도 남교사회가 있는데 거기서 고위직 교사들이 여교사를 추천하면서 평가를 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 평가가 가슴 크기로 이뤄졌다고…성인지감수성이 높은 젊은 남교사들도 마찬가지로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분들(고위직 교사들)의 가치관을 반박하기 어려워 해요.” - 졸업생 C

문제는 교사들의 왜곡된 성인식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단발이면 머리를 똑같이 짧게 자를 정도”로 교사의 말을 믿고 따릅니다. 이번 집단 성희롱의 일부 가해자들은 학생을 대상으로 위험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평등공동위원회가 공개한 남자 재학생 및 졸업생 단체 대화방 자료를 보면, 한 졸업생이 ‘예쁜 학생은 지도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하자 다른 졸업생이 ‘예쁜 애는 따로 챙겨먹어라’라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2016년엔 일베 닉네임이 ‘로리감금’인 회원이 서울교대 합격 인증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가 만난 4명의 여성은 영상이 출고되기 직전까지 성차별의 ‘최종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 점을 강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아이들이 성평등한 학교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으려면 이번 집단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교육대학교와 서울시교육청, 교육부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학과에서 집단 성희롱 사건이 터졌어요. 공론화가 안 됐을 뿐. 그 사람들이 올바른 교사인 척 잘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그 사람들이 만날 아이들이 너무 딱하고, 정말 울분이…그런 사람은 교사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졸업생 C

“학교 다닐 때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어요. 교대에서 성평등 교육 과정을 반드시 만들어서 그런 학생들도 변할 수 있게, 적어도 단톡방에서 뻔뻔하게 그런 말(성희롱)을 하지는 못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 졸업생B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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