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격리입원됐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일 퇴원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어 또다시 정부의 방역조처를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망언을 이어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1천명을 넘기는 등 이 교회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유령도시’가 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주민들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11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뒤섞어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한다”며 “앞으로 한달 동안 기간을 주겠다. 국민에게 사과하시라.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또 “금번에 중국 우한바이러스(코로나19) 사건을 통해서 전체적인 것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워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마스크를 안 쓰거나 턱에 걸친 평소 모습과 달리 이날은 마스크를 제대로 썼다.
전 목사가 이처럼 황당한 주장을 이어가자 지역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장위동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하는 ㄱ씨는 “부동산 손님도 여길 기피해 평소엔 문을 잠그고 있다. 가족도 주변에서 가게를 하는데 문 닫은 지 한달이 넘어 월세도 못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장위동 일대는 상인들뿐 아니라 주민들도 사실상 ‘두문불출’해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 주민 방아무개(49)씨는 “앞집에 방역복 입은 분들이 들락날락하다 보니 감염될까봐 불안하다. 장위 전통시장에 고객보다 상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윤아무개(77)씨도 “경제적으로 엄청 손해를 보고 있다. 법적으로 (전 목사 활동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 부근에서 영업을 하는 소상공인 140여명은 기독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와 함께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6일까지 접수해 9월 하순께 진행한다. 신기정 평화나무 사무총장은 “정부에 코로나19 확진 책임을 돌리는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교회 주변이 기피지역으로 인식돼 소상공인 피해가 커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전 목사의 보석 취소 여부와 관련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전 목사를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어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며 전 목사의 보석 취소를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바 있다. 법원은 보석 취소 심문을 법정에서 할지 서면으로 진행할지를 포함한 심문 방식을 곧 확정하고 전 목사 재수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광준 강재구 조윤영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