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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답답한 90분…유럽 압박축구에 당했다

등록 2010-05-31 00:04수정 2010-10-29 10:38

벨라루스에 0-1 패배
그리스전 ‘빨간불’ 켜져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11일 앞두고 벌어진 평가전에서 허정무호가 유럽 축구의 변방 벨라루스에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축구대표팀은 30일 밤(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의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 벨라루스를 맞아 후반 7분 키슬랴크(디나모 민스크)에게 기습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6월12일(밤 8시30분·포트엘리자베스)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가상해 치른 평가전이었기에 패배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한국팀은 그리스처럼 키가 크고 체력이 강한 벨라루스의 압박축구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러더니 후반 초반 수비가 순간 흔들리며 골까지 허용했다. 올해 해외파를 포함한 최정예가 출전한 3차례 A매치(코트디부아르·에콰도르·일본전)에서 모두 2-0으로 이기며 기세를 올렸던 허정무호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고 말았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전반 4-4-2 포메이션에서 박주영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를 오랜만에 투톱으로 출격시켰다. 좌우 공격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중앙 허리는 기성용(셀틱)과 신형민(포항 스틸러스)이 맡았다. 포백은 좌우에 김동진(울산 현대)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중앙에는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과 곽태휘(교토상가)가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최근 A매치 두 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했던 베테랑 이운재(수원 삼성)가 끼었다.

한국팀은 전반 7분 박주영의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벨라루스 수비는 예상보다 완강하고 거칠었다. 전반에만 3차례 상대 문전에서 득점할 수 있는 프리킥 상황을 맞았으나 박주영(2차례)과 기성용(1차례)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30분께는 곽태휘가 상대와 공중볼을 다투다가 왼무릎을 다쳐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허 감독은 후반에는 이근호, 이청용, 기성용, 박지성 등 4명을 안정환(다롄 스더), 김재성(포항 스틸러스), 김남일(톰 톰스크), 염기훈(수원 삼성)으로 교체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벨라루스는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강하게 한국을 압박했다.

후반 28분 박주영 대신 이승렬(FC서울)이 투입되면서 공격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승렬은 투입 2분 만에 상대 벌칙구역 왼쪽을 돌파해 절묘한 힐킥 패스로 김남일에게 연결해줬고, 김남일이 오른쪽 골문을 향해 띄워준 공을 안정환이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빗나가고 말았다.

허 감독은 경기 뒤 “장신인 유럽 선수들에 적응하기 위한 경기였다. 경기가 잘 안 풀리고 선수들이 중심을 잡지 못했다. 좋은 공부가 됐다”며 “곽태휘는 인대 부상을 당해 엠아르아이(MRI)를 찍어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6월4일 새벽 1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피파랭킹 2위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쿠프슈타인(오스트리아)/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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