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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없다

등록 2010-06-15 20:38수정 2010-06-16 09:37

[김경무 선임기자의 생생 남아공]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대표팀 김정훈(59) 감독은 국호에 민감하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라 부르면 아주 기분 나빠하며 질문을 무시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데, 왜 북한이라 부르냐는 투다.

14일 오후(현지시각)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대표팀의 첫 공식 기자회견. 한 한국 방송기자가 “북한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수비 뒤 역습 전술을 펼쳤는데, 본선에서도 예선과 비슷한 전술을 운용할 것인가, 키플레이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 감독은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32개 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수만 참여했다”며 아예 답변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 순간 그러지 않아도 썰렁했던 회견장은 더 썰렁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기자들은 질문 때 아예 북한이란 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말도 쓰지 않았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북한에 대해 외국 언론들의 관심이 지대하지만, 정치적인 뜻이 담긴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자 급기야 국제축구연맹(FIFA) 북한 담당관은 이날 “축구와 관계되는 질문만 받겠다. 정치에 관련되는 것은 안 받는다”고 선언한 뒤 기자회견을 시작할 정도였다. 그래도 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비꼬는 질문이 나와 분위기를 더 냉랭하게 했다. 한 외국 기자가 “(북한팀) 주전은 주로 감독과 지도자가 결정한다고 하는데, 누가 주전을 결정하느냐”고 물어 역시 무시당했다.

그러나 김정훈 감독은 기자회견 도중 여러 차례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장군”을 언급해 한국은 물론 외국 기자들에게 새삼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실감케 했다.

국제축구연맹은 공식적으로 팀 명칭을 대한민국은 ‘코리아 리퍼블릭’(Korea Republic),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코리아 디피아르’(Korea DPR)로 쓴다. 그러나 외국 기자들은 ‘사우스 코리아’, ‘노스 코리아’라 부르며 축구판에서도 둘의 관계를 참 궁금해한다. 지구촌 하나뿐인 분단국가의 서글픈 현실이다.

요하네스버그/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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