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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무 선임기자의 생생 남아공] 1위에 맞선 105위의 페어플레이

등록 2010-06-16 20:00

15일 밤(현지시각) 브라질과 북한 경기가 열린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경기장 프레스센터. 다른 경기 때와 달리 전세계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뤄 앉을 자리도 모자랐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지자, 털모자와 장갑에 파카까지 중무장을 하고 등장한 기자들 모습은, 여느 월드컵 때와는 사뭇 달랐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돌풍 이후 44년 만에 등장해 ‘또다시 1966년처럼, 조선아 이겨라!’를 내세운 북한의 첫 대결이기에 관심도 매우 높았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야생의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는 브라질은 현란한 개인기와 물 흐르듯 부드러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국제대회 경험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 북한은 브라질의 공격에 맞서 거친 플레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은 거친 태클이나 비신사적 행위 없는 페어플레이로 통산 5회 우승의 브라질에 당당히 맞섰다.

브라질은 전반 초반부터 서두르지 않고 템포를 조절해가며 특유의 기술축구로 북한을 압박해갔다. 왼쪽 공격수 호비뉴(산투스)는 문전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를 선보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반 가볍게 몸을 푼 브라질은 후반 들어 공격에 가속페달를 밟더니 오른쪽 미드필더 일라누(갈라타사라이)와 호비뉴의 킬패스 2개로 단숨에 두 골을 폭발시키며 삼바군단의 위력을 한껏 뽐냈다.

두 팀은 전반 옐로카드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한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브라질의 하미리스(벤피카)가 5분 만에 옐로카드를 받았을 뿐, 브라질 역시 페어플레이로 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브라질 간판 카카(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뒤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선전을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줬다.

4-2-3-1 크리스마스트리 포메이션으로 나선 브라질은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올 때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를 화려한 기술축구로 확실히 보여줬다. 반면 5-4-1(또는 5-3-2) 전술로 나선 북한은 ‘방어 뒤 역습’ 전술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축구의 묘미를 한껏 선사하는 ‘아름다운 축구’였다.

요하네스버그/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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