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유명한 동네에 살았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안 그랬는데, 중학교 때 갑자기 이름이 알려졌다. 오로지 며칠 전 돌아가신 박경리 선생 덕이다. 아시는가,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어느 날 동네 친구 하나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너 <토지> 알지? 우리 집 건너에 그거 쓴 할머니가 이사 온 거 알아? ...
문득, 불쑥,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유 없이, 그냥, 머릿속에 짠 하고 말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이거나 또는 정치인이거나, 옛 친구이거나 지금 함께 회사에 다니는 동료이거나 …. 문제는 얼굴만 떠오르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거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현상이 잦다. 그럴 때면 옆 사람에게 묻느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