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르와 아스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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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르와 아스마르〉
미셸 오슬로 지음·김주열 옮김/웅진주니어·1만2000원 프랑스 어느 성에 성주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랍인 유모의 손에서 자란다. 유모에게는 그 또래의 아들이 있다. 파란 눈의 금발인 아이와 까만 눈의 검은 머리의 아이는 형제처럼 한 엄마의 젖을 먹으며 컸다. 유모는 아랍말로 자장가를 들려주고 아랍의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성주의 아들은 ‘아주르’였고, 유모의 아들은 ‘아스마르’였다. 그러나 성주는 아주르가 예닐곱이 되자 유모의 손에서 아주르를 떼어놓았다. 아들이 아랍 문화에 젖어 자기정체성을 잃을까 염려했고, 아들에게 프랑스 귀족의 예법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신분의 벽을 느꼈지만, 때때로 그들은 서로 소통하며 성장했다. 성장한 아주르는 아랍인 유모에게 들었던 요정 이야기를 잊지 못해, 갇혀 있는 요정 ‘진’을 구하러 아랍을 향해 길을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문화의 장벽을 넘어 요정 ‘진’을 구하고 아랍 사람들과 깊게 소통한다. 프랑스 작가 미셸 오슬로가 쓴 이 환상적인 이야기는 많은 울림을 가지고 있다. 예기치 않게 불거지는 오해와, 이해하려 애써도 생기는 장벽들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낯섦의 고통을 견디는 인내가 소통의 문을 열어준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와 이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토록 환상적인 동화로 아름답게 풀어낸 작가 미셸 오슬로는 우리에게 〈키리쿠와 마녀〉, 그림자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로 널리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자이며 화가이다. 그래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크고 호화로운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구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민족과 나라가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고유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이슬람교의 절대신 ‘알라’가 바로 내가 믿는 ‘여호와’의 또다른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가 불과 얼마 전인 걸 보면, 나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초등 전학년.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미셸 오슬로 지음·김주열 옮김/웅진주니어·1만2000원 프랑스 어느 성에 성주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랍인 유모의 손에서 자란다. 유모에게는 그 또래의 아들이 있다. 파란 눈의 금발인 아이와 까만 눈의 검은 머리의 아이는 형제처럼 한 엄마의 젖을 먹으며 컸다. 유모는 아랍말로 자장가를 들려주고 아랍의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성주의 아들은 ‘아주르’였고, 유모의 아들은 ‘아스마르’였다. 그러나 성주는 아주르가 예닐곱이 되자 유모의 손에서 아주르를 떼어놓았다. 아들이 아랍 문화에 젖어 자기정체성을 잃을까 염려했고, 아들에게 프랑스 귀족의 예법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신분의 벽을 느꼈지만, 때때로 그들은 서로 소통하며 성장했다. 성장한 아주르는 아랍인 유모에게 들었던 요정 이야기를 잊지 못해, 갇혀 있는 요정 ‘진’을 구하러 아랍을 향해 길을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문화의 장벽을 넘어 요정 ‘진’을 구하고 아랍 사람들과 깊게 소통한다. 프랑스 작가 미셸 오슬로가 쓴 이 환상적인 이야기는 많은 울림을 가지고 있다. 예기치 않게 불거지는 오해와, 이해하려 애써도 생기는 장벽들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낯섦의 고통을 견디는 인내가 소통의 문을 열어준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와 이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토록 환상적인 동화로 아름답게 풀어낸 작가 미셸 오슬로는 우리에게 〈키리쿠와 마녀〉, 그림자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로 널리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자이며 화가이다. 그래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크고 호화로운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구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민족과 나라가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고유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이슬람교의 절대신 ‘알라’가 바로 내가 믿는 ‘여호와’의 또다른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가 불과 얼마 전인 걸 보면, 나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초등 전학년.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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