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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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정원〉
가브리엘 왕 지음·김난령 옮김/좋은책어린이·8500원 어린이는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료할까?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게다가 친구에게조차 외면당한다면 어린이가 기댈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어린이는 판타지 세계를 꿈꾼다. 그래서 동화에서의 판타지 세계는 상처받은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도구로 종종 쓰인다. ‘구린내 루’라 불리는 ‘미미’는 중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2세다. 미미는 남과 다른 외모 때문에 학교에서 외롭게 지낸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한약사인 아버지는 공부만 하라고 한다. 어느 날 미미는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고대 중국에서 전해 내려온 ‘카시아 여제의 파스텔’을 선물 받는다. 미미가 파스텔로 인도 위에 그린 그림은 ‘마법의 정원’이 되어 상처받은 사람을 치료한다. 그러나 미미에게 보물이었던 파스텔은, 욕심 많은 친구 ‘젬마’에게는 저주가 되어 나타난다. 미미는 ‘치료의 정원’을 만들었지만, 젬마는 탐욕과 욕심의 공간을 만들었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잘 쓰면 보물이요, 잘못 쓰면 저주가 되는 것이다. 파스텔을 잃고 슬픔에 잠긴 미미에게 카시아 여제는 말한다. 네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마음의 노랫소리를 듣는다면 정원은 네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동화의 주된 줄거리는 소수민족 어린이가 겪는 아픔이지만,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원초적 삶의 철학이 녹아 있다. 글을 쓴 ‘가브리엘 왕’은 중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3세로서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지은이는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판타지 세계를 도입하여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우리와 다른 외모, 낯선 언어와 문화, 풍습 등에서 겪는 갈등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동남아시아인 신부, 그들의 2세가 겪는 갈등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불거진다. 그러나 그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시선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 자신의 극복의지다. 그들도 마음의 창을 열어 ‘치료의 정원’을 가꾸었으면 좋겠다. 초등고학년.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가브리엘 왕 지음·김난령 옮김/좋은책어린이·8500원 어린이는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료할까?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게다가 친구에게조차 외면당한다면 어린이가 기댈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어린이는 판타지 세계를 꿈꾼다. 그래서 동화에서의 판타지 세계는 상처받은 어린 영혼을 위로하는 도구로 종종 쓰인다. ‘구린내 루’라 불리는 ‘미미’는 중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2세다. 미미는 남과 다른 외모 때문에 학교에서 외롭게 지낸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한약사인 아버지는 공부만 하라고 한다. 어느 날 미미는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고대 중국에서 전해 내려온 ‘카시아 여제의 파스텔’을 선물 받는다. 미미가 파스텔로 인도 위에 그린 그림은 ‘마법의 정원’이 되어 상처받은 사람을 치료한다. 그러나 미미에게 보물이었던 파스텔은, 욕심 많은 친구 ‘젬마’에게는 저주가 되어 나타난다. 미미는 ‘치료의 정원’을 만들었지만, 젬마는 탐욕과 욕심의 공간을 만들었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잘 쓰면 보물이요, 잘못 쓰면 저주가 되는 것이다. 파스텔을 잃고 슬픔에 잠긴 미미에게 카시아 여제는 말한다. 네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마음의 노랫소리를 듣는다면 정원은 네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동화의 주된 줄거리는 소수민족 어린이가 겪는 아픔이지만,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원초적 삶의 철학이 녹아 있다. 글을 쓴 ‘가브리엘 왕’은 중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 3세로서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지은이는 혼란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판타지 세계를 도입하여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우리와 다른 외모, 낯선 언어와 문화, 풍습 등에서 겪는 갈등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동남아시아인 신부, 그들의 2세가 겪는 갈등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불거진다. 그러나 그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시선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 자신의 극복의지다. 그들도 마음의 창을 열어 ‘치료의 정원’을 가꾸었으면 좋겠다. 초등고학년.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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