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찌가 받은 상〉
읽어보아요 /
〈꼴찌가 받은 상〉
김용인 지음· 박요한 그림/영림카디널·8500원 ‘경쟁력, 리더십, 성공. 이 세 가지를 다 갖추었다면 당신은 짱!’ 이라고 아이들까지 말할 정도로 세상은 멋지고, 잘나며, 화려한 인생을 예찬한다. 그래서 운동과 수술과 명품으로 외모를 가꾸고, 유학과 영어와 온갖 과외로 지식을 키우며, 주식과 펀드와 부동산으로 욕망을 채우려 한다. 이것이 어른들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며 강력하게 권하고 있는 현실의 정면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 앞에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한 책이 있다. <꼴찌가 받은 상>이다. 책 속에는 여섯 편의 동화에 여섯 명의 주인공이 있다. 그 중 첫 번째 주인공인 초등학생 3학년 김복만은 얼굴은 펑퍼짐 넙데데하고, 몸집은 에스 라인이나 근육질은 전혀 아니다. 살집이 두둑하다. 그럼 영어나 수학을 잘 하나? 아니다. 아직 한글실력이나 구구단 외우기가 신통찮다. 그러니 책제목처럼 김복만은 학교에서 뭐든 꼴찌이다. 한마디로 김복만이란 캐릭터는 요즘 세상에 살기 힘든 유형이며, 부모들이라면 ‘절대 우리 자식과 친해지면 안 돼!’ 라며 머리를 흔들 아이다. 그런데,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짓기 대회에 나간 복만이가 막상 글을 제대로 쓸 줄 몰라 이름만 쓴 빈 종이를 내게 된다. 그렇다면 복만이의 그 속 깊은 엄마에 대한 마음도 꼴찌가 된 것일까? 이 책 속에는 복만이 말고도 간절한 사랑으로 아버지를 되찾는 ‘갈매기 꾸꾸’, 남을 생각하며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 ‘촘베 아저씨’ 등 행복한 꼴찌들이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꼴찌에게 친절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조차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지 못한다. 모든 이들이 자기를 사랑해주기를 갈망하지만, 자신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무언지 모른다, 이렇게 ‘남에게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 만들기’에 열중하는 세상에서 꼴찌 김복만은 우리가 일부러 모른 체 하고 있는 우리의 양심은 아닐까? 노경실/작가 ksksnh@naver.com
김용인 지음· 박요한 그림/영림카디널·8500원 ‘경쟁력, 리더십, 성공. 이 세 가지를 다 갖추었다면 당신은 짱!’ 이라고 아이들까지 말할 정도로 세상은 멋지고, 잘나며, 화려한 인생을 예찬한다. 그래서 운동과 수술과 명품으로 외모를 가꾸고, 유학과 영어와 온갖 과외로 지식을 키우며, 주식과 펀드와 부동산으로 욕망을 채우려 한다. 이것이 어른들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며 강력하게 권하고 있는 현실의 정면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 앞에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한 책이 있다. <꼴찌가 받은 상>이다. 책 속에는 여섯 편의 동화에 여섯 명의 주인공이 있다. 그 중 첫 번째 주인공인 초등학생 3학년 김복만은 얼굴은 펑퍼짐 넙데데하고, 몸집은 에스 라인이나 근육질은 전혀 아니다. 살집이 두둑하다. 그럼 영어나 수학을 잘 하나? 아니다. 아직 한글실력이나 구구단 외우기가 신통찮다. 그러니 책제목처럼 김복만은 학교에서 뭐든 꼴찌이다. 한마디로 김복만이란 캐릭터는 요즘 세상에 살기 힘든 유형이며, 부모들이라면 ‘절대 우리 자식과 친해지면 안 돼!’ 라며 머리를 흔들 아이다. 그런데,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짓기 대회에 나간 복만이가 막상 글을 제대로 쓸 줄 몰라 이름만 쓴 빈 종이를 내게 된다. 그렇다면 복만이의 그 속 깊은 엄마에 대한 마음도 꼴찌가 된 것일까? 이 책 속에는 복만이 말고도 간절한 사랑으로 아버지를 되찾는 ‘갈매기 꾸꾸’, 남을 생각하며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 ‘촘베 아저씨’ 등 행복한 꼴찌들이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꼴찌에게 친절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조차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지 못한다. 모든 이들이 자기를 사랑해주기를 갈망하지만, 자신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무언지 모른다, 이렇게 ‘남에게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 만들기’에 열중하는 세상에서 꼴찌 김복만은 우리가 일부러 모른 체 하고 있는 우리의 양심은 아닐까? 노경실/작가 ksksn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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