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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성’과 ‘몸’에 관한 명랑발칙한 질문들

등록 2008-05-09 20:58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성〉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성〉
읽어보아요 /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성〉
마르기트 미터 지음·김경연 옮김/에디터·8500원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하여 우리 몸을 아끼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 가르쳤다. 그러나 정작 우리 몸에 대한 앎과 그 앎의 의미, 실천 방법, 타인과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왔다. 그러하니 ‘몸과 성’에 대한 이야기는 밀교를 전파하듯 골방 안에서 쉬쉬하며 전해지는 식이 되었다. 특히 ‘성’에 대해서는 정력제를 파는 야바위꾼들의 ‘애들은 가라!’ 식의 훈계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 정도이다. 그러나 ‘성과 몸’에 대한 앎은 ‘나’에 대한 근원적인 앎의 한 방법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랑과 성>을 어린이와 부모 모두에게 권한다. ‘아빠는 엄마를 사랑해서 엄마한테 아기 씨앗을 준다는데, 어떻게 줄까?’ ‘어른들은 잠자기 전에 사랑을 하는데, 마치 싸우는 것 같아.’ ‘아빠는 고추가 있는 사람이고, 엄마는 고추가 없는 사람이다.’ ‘사람은 처음에는 동그란 알 속에 들어 있대.’ ‘엄마 아빠는 나를 휴가 때 만들었나 봐. 내가 아주 게으른 걸 보니…’ ‘남자애들은 고학년이 되면 남자가 되니까 너무 붙어 다니지 말라고 엄마가 말했어.’ 등등 명랑발칙한 질문을 통해 부모나 친구들과 함께 성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책이다.

게다가 피카소도 놀랄 만한 아이들의 유쾌한 그림들은 성과 몸에 대한 거북스러운 대화를 즐거운 만화책을 보듯 이끌어준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반성한다. ‘아이들이 이런 생각까지 하며, 이런 것도 알고 싶어 하다니! 그런데 나는 무얼,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요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분석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자존감 결여’라는데, 자존감의 출발은 제 몸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할 수 있다. 그 자각을 통해 타인의 몸과 마음, 자유에 대해 인식할 수 있으므로!


노경실/ 작가 ksksn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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