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10대들의 유쾌발랄 ‘성장기’

등록 2008-05-23 21:07

〈네스타와 줄리엣의 미소〉
〈네스타와 줄리엣의 미소〉
〈네스타와 줄리엣의 미소〉
캐시 홉킨스 지음·박슬라 옮김/오즈북스·8500원

모처럼 청소년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는 책을 찾았다. 그런 점에서 작가 캐시 홉킨스는 확실히 놀라운 재능과 행운을 지닌 것 같다. ‘노스런던에서 잘생긴 남편과 세 마리의 정신 나간 고양이, 아니 세 마리의 잘생긴 고양이와 정신 나간 남편인가?’와 살고 있다는 그는 2001년 서른다섯 살에 처음으로 쓴 이 ‘청소년 소설’로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을 이뤘다. <나를 나로 만드는 것> 시리즈로 모두 12권을 펴내 300만 부 이상 팔렸다. 청소년 자녀의 심리를 경험했을 리도 없는 그가 동서양 26개 나라의 십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은?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들을 모두 섭렵하고, 청소년 드라마를 즐겨 보고, 십대 잡지를 읽으며 그들처럼 사는 것’이다.

‘십대들에게 바치는 자아 찾기 프로젝트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이 시리즈는 루시·이지·네스타·티제이, 이렇게 네 여자 친구들이 저마다 다른 성격과 개성을 지닌 채 겪게 되는 성장기의 문제들을 스스로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시와 뽕브라’, ‘이지와 피어싱’, ‘티제이와 변신 전, 변신 후’ …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들이 고민하는 문제의 발단은 대부분 일상적이고, 해법을 찾아가는 방법은 유쾌하다.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다. 그 속에 자신만의 꿈, 마음의 평화, 콤플렉스 벗어나기, 성장의 고통 같은 근본적인 삶의 질문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네스타와 줄리엣의 미소>는 국내 번역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으로,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모티브를 따왔지만 결코 비극은 아니다. ‘외모나 옷 입는 스타일, 데이트를 중시하고 책 같은 건 별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온’ 네스타는 친구들이 자신을 ‘생각이 얕고 경박한 아이’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거기에 치아교정기까지 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 이상형의 남자 루크가 등장한다. 함께 연기수업을 하며 급속도로 친해진 둘, 그런데 네스타의 아빠는 루크를 절대 만나지 말라고 강요한다. 우연히 루크네 사진첩을 보다 아빠와 루크 부모 사이의 ‘슬픈 악연’을 알게 되고, 졸지에 ‘로미오와 줄리엣’ 처지가 된 둘은 부모들을 화해시키기로 결심한다.

입시, 자살, 성폭력, 왕따 같은 강박에서 벗어나 십대들과 수다떨듯 유쾌하게 교감하는 ‘국산 청소년 소설’ 시리즈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청소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