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15일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089원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혜택’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세수 부족을 심화시키고 화석연료 사용을 정부가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처’를 연장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다만 추가 연장 기간과 인하 폭 등 세부 사항은 막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류세 인하 폭은 탄력세율 조정 등으로 휘발유 25%,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7%다. 휘발유는 올해 1월, 경유·엘피지는 지난해 7월부터 현행 인하율을 적용하고 있다. 탄력세율은 정부가 법률로 정한 기본세율을 변경해 운용하는 세율이다. 유류세는 기본세율의 50% 범위에서 변경할 수 있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현행 인하율이 결정된 지난해 12월보다 높다. 국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8월 둘째 주 기준 리터(ℓ)당 1695.0원으로, 12월 셋째 주(1537.3원)보다 약 160원 비싸다. 경유는 37% 인하율이 결정된 지난해 6월(리터당 2082.7원)보다는 낮은 리터당 1500원대다. 이런 이유로 경유는 인하 폭이 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은 세수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까지 국세 수입은 178조5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조7천억원 줄었다. 이 중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전년 동기보다 7천억원(11.9%) 줄어든 5조3천억원만 걷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와 국내 주유소 석유제품 가격, 소비자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연장 여부와 세부 조건 등을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