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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두 딸…미국 제재대상에 오른 그들은 누구인가

등록 2022-04-07 14:59수정 2022-04-07 19:54

[후스토리] 베일에 가려진 독재자의 두 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 <한국방송> 갈무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 <한국방송> 갈무리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대상으로 올리면서, 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6일 이들을 제재대상에 올린 것은 푸틴 대통령 개인 재산이 딸을 포함한 가족들 명의로 감춰져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20년 넘게 러시아를 통치해 왔지만, 두 딸의 신원과 행적은 비교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에 대한 공개 언급을 꺼려왔고, 사진을 공개한 적도 거의 없다. 그는 2015년 기자회견에서 딸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 딸들은 러시아에 살며, 공부도 러시아에서만 했다. 나는 딸들이 자랑스럽다”며 “딸들은 3개국어에 능통하다. 나는 우리 가족 문제를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운명대로 살 권리가 있으며 딸들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딸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인 마리아 보론초바(36)와 예카테리나 티코노바(35)의 어머니는 류드밀라 푸티나이다. 푸틴과 2014년 공식 이혼한 류드밀라는 아예로플로트 항공사의 기내 승무원 출신이다. 둘은 푸틴이 옛소련의 정보기관 ‘케이지비’(KGB) 요원이던 1983년 결혼했다. 푸틴은 당시 이에 대해 “합의 이혼이다. 우리는 서로 거의 만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딸 마리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첫째딸 마리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첫딸 마리아는 1985년생으로 소아내분비학 전문가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생물학,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의학을 공부했으며, 어린이 발달장애와 관련한 책의 저술에도 참여했다. 마리아는 2019년 러시아 언론에 8천억원 규모의 의료센터 설립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2013년 네덜란드 사업가 요릿 요스트와 결혼했다. 이 부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고가의 펜트하우스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 7월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친러세력에 격추된 뒤 주민들이 이들 부부의 추방을 요구한 적이 있다.

최근엔 이들 부부 소유의 집 앞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항의하는 팻말이 세워졌다. 팻말엔 “당신의 평화로운 자유의 땅에서 2천㎞도 채 안 되는 곳에서 당신 아버지가 자유로운 나라와 국민을 모두 말살하고 있다. 당신 아버지는 만나기 어렵고 또 그의 행동은 그의 사형집행인도 막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아버지와 딸은 다르다”고 적혀 있다.

둘째 딸 예카테리나는 1986년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과 모스크바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다. 로큰롤 곡예댄스에도 재주가 있어 2013년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그의 파트너와 함께 5위에 올랐다.

둘째딸 예카테리나. 로이터 연합뉴스
둘째딸 예카테리나.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2010년 국내 언론에 한국 해군 예비역 장성의 아들인 윤아무개와 교제한다고 보도돼, 관심을 모았다. 윤씨는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의 해군 무관으로 근무하던 아버지를 따라 러시아에 거주할 때 예카테리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결혼설까지 보도됐으나, 당시 윤씨의 가족은 “둘이 잘 알고 지낸 사이였던 건 맞지만 결혼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2013년 푸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로시아은행의 공동소유주인 니콜라이 샤말로프의 아들인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했다. 그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의 호화 스키 리조트에서 3일 동안 비밀 결혼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샤말로프는 결혼 2년 뒤 미국의 <포브스>에 의해 몇 안 되는 러시아의 젊은 억만장자로 선정됐으며, 2015년 <로이터>는 탐사보도를 통해 이들 부부가 20억 달러(2조4374억원) 규모의 자산가라고 평가했다. 이들 부부는 2018년 이혼했다.

지난달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 해변에 있는 전 남편 샤말로프 소유의 고급주택을 점령한 적이 있다. 당시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 “이 집은 푸틴과 러시아 마피아가 훔친 돈으로 산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시설로 쓸 것을 제안했다.

예카테리나는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이런저런 직책을 맡아 일해왔으며 2020년엔 새로 설립된 17억 달러(2조0718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관련 연구소의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 연구소는 푸틴 대통령이 “인공지능 개발의 국가 전략에 가장 본질적인 기관 중 하나”라고 꼽았던 곳이다.

러시아에선 푸틴에게 이들 두 딸 말고 숨겨진 세 번째 딸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전했다. 푸틴이 오랫동안 내연관계였던 청소부 출신 여성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와의 사이에 딸 루지아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크레믈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푸틴에겐 손자(또는 손녀)도 있다. 그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손자(또는 손녀)가 있다고 밝혔지만, 손자(또는 손녀)가 몇이나 되는지, 이들이 어떤 딸의 자식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엔 입을 다물었다. 그는 “한 명은 이미 어린이집에 다닌다. 이해해달라. 나는 이들이 왕가의 왕자 공주처럼 자라길 원치 않는다. 평범한 이들처럼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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