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교사·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 먼저 20세기 후반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렵니다. 교무실 한구석, 저는 어머니와 함께 고3 담임선생님 앞에 떨면서 앉아 있었습니다. “재수를 안 하려면 여기에 원서를 써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과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원망하며 ...
조현 외교부 제2차관 지난 14일 필자가 방문한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는 우리 청년들의 일본 기업 취업을 위한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협력하여 설립한 도쿄 케이무브(K-move) 센터가 준비한 이 행사에는 아마존재팬, 라쿠텐, 시넥스인포...
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원전 위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 1호기를 폐쇄하겠다는 이번 결단이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다. 기실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안이 2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통과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면 지금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 ‘계속운전(...
백지현 주부 몇해 전 자주 목이 잠기고, 무언가 만져져 검진을 받았다. 갑상선암이었다. 그길로 수술을 받았다.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었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세번을 울었는데 처음은 암 선고를 받은 날이었고, 두번째는 수술을 마치고 정신이 들었을 때였다. 입안 가득 건조했고 정신이 아득했...
김재균 농업박물관장 서울 한복판인 서대문사거리 부근 농업박물관 앞에는 아담한 농장(?)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계절별로 여러 농작물을 볼 수 있다. 봄에는 파릇파릇한 보리싹을, 여름에는 부추, 땅콩, 토란과 벼를, 가을에는 목화 등을 볼 수 있어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운 좋으면 어린이들이 ...
권근술 한겨레신문사 전 대표이사, 어린이어깨동무 전 이사장, <동아일보> 10기 수습기자 오늘 우리들은 한편으로는 울고픈 마음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일흔을 훌쩍 넘은 노인네다운 헛웃음으로, 착잡하기 짝이 없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실은 일흔 중반에 이른 노구가, 일생이 어긋난 분노의 떨...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크런치 모드’. 게임 출시가 임박하면 게임 산업 종사자들은 살인적 연장근로에 내몰린다. 으레 관행처럼 반복되었지만, 정작 연장야간수당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원래 그러려니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다. 문제의식도, 죄의식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노사가 미리 연장근...
이지문 정치학박사·연세대 SSK 연구교수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서 낙태죄(임신중단)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합법화 청원이 10월29일 기준 30일 만에 23만명을 넘어서면서 낙태죄 찬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청와대 누리집의 국민소통광장 청원에 특정 청원 참여인이 30일 이내 20만명을 넘게 되면 장...
김윤식 시흥시장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일원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갯골이 있다. 갯골은 갯벌 사이로 파인 물길을 뜻하는데, 시흥갯골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뱀 한 마리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형 갯골이자 사행성 갯벌이다. 예전에는 이 물길을 따라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었고,...
윤나리 변호사·전 판사 양심적 병역거부로 감옥살이를 마친 백종건 변호사가 얼마 전 변호사 재등록을 거부당했다. 변호사법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마친 지 5년이 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설혹 등록되었다 하더라도 필수적으로 등록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
윤용식 한국방송대 명예교수 북핵을 둘러싼 북-미 간의 ‘강대강’ 대결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기어이 인류사에 일찍이 없던 핵전쟁을 이 한반도에서 일으키려는가, 양 정상의 말폭탄으로 끝날 것인가? 당연히 후자 쪽을 바라지만, 문제는 양 정상의 예측 불가능하고 비정상적인 성품이다. 만약 양국 중 어느 한...
이종수 중앙대 행정대학원 연구교수 지난 3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설문 결과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부정부패 척결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9월 부정부패방지 사정기관장 회의를 열고, “수년간 부패권력이 국민을 옥죄어” 왔기 때문에, “국가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
김희정 시인 뜨겁다고 생각했다 나쁜 손이 만지기만 해도 화상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촛불은 바람보다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켜도 어둠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을 켜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장에 하나가 켜졌다 옆 사람 얼굴이 보였다 ...
박균열 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강은 생활의 터전이다. 국가나 지역의 지형적인 경계를 나누기 위해 흔히 강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있어왔지만 강은 사실상 분단과 분리의 상징이 아니라 양쪽 주거민들의 삶의 공통 영역이다.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많은 강들이 있다. 그중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홍수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 가을이다. 노랗고 빨갛게 물드는 단풍이 어디 산에만 있으랴. 우리네 들녘 또한 노란 황금빛 물결이다. 다행히 태풍 없어 농부의 땀으로 키운 벼들이 어느 화가도 그리지 못한 풍경화를 제공한다. 그런데 그 들녘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정성들여 키운 자식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