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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일 “친선 바통 후대에 넘겨주자”…‘후계’ 협조 요청

등록 2010-08-30 20:22수정 2010-08-31 09:22

김-후 ‘정상만찬 연설’ 의미심장
김, 정상회담서도 “세대 바뀌어도…” 연거푸 언급
후 “9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 성과 축원” 맞장구
“조(북)-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고 그것을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이 지닌 중대한 역사적 사명이다.” 26~30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7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찬에서 한 연설이 의미심장하다.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후계구도 구축 과정에서 중국 쪽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김정일 7차 방중 경로
김정일 7차 방중 경로
김 위원장의 연설에서 후대 또는 대를 이어 간다는 표현이 담긴 단락은 이것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계속 강화발전”, “조-중 친선을 세대와 세기를 이어가며 더욱 강화발전” 등의 표현을 잇따라 쓰는 등 연설의 핵심부를 거의 ‘대를 이은 조-중 친선 강화’의 의미를 짚는 데 바쳤다. 김 위원장은 또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조-중 친선은 역사의 풍파와 시련을 이겨낸 친선으로 세대가 바뀌어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열린 북-중 정상회담 때도 “조-중간 전통적 우의 관계는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한층 공식성을 띤 만찬 연설에서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언급했다. 이 연설은 중국이 아니라 북쪽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후 주석은 만찬 연설에서 후계구도에 대한 직접적 지지로 읽힐 수 있는 ‘대를 잇는다’ 등의 표현은 쓰지 않았다. 그가 만찬에 앞선 정상회담에선 “중-조 친선을 대를 이어 전해가는 것은 쌍방 공동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데 비춰, 공식 연설이라는 점을 고려한 데 따른 차이로 보인다. 그는 대신 “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는 말을 했다. 9월에 예정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당 최고기관 선출이 주목적이다. 후 주석은 당대표자회를 언급함으로써 김정은 후계체제의 성공적 구축을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자신의 인연을 언급하며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방문의 의미를 언급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길림(지린)은 내가 이전에 생활했던 곳으로 이곳의 큰 변화와 발전을 보고 깊이 감동했다”며 “동북지역과 조선은 가깝고 산천의 모습도 비슷하고 공업구조도 비슷하다. 조선은 동북지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방법과 경험을 연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는 만찬 연설에선 “김일성 주석께서 풍찬노숙하던 중국 동북지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중 친선의 소중함을 더더욱 느끼게 됐다”며 “혁명선배들이 물려준 조-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논리를 이어갔다. 이전의 5차례 방중과 판이하게 구분되는 이번 방중 여정이 후계구도의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성지순례’ 성격이 담겨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김정일 후진타오 27일 만찬 연설 요지


■ 김정일 우리는 올해 5월 후진타오 총서기 동지를 비롯한 중국 당 중앙영도집단과 뜻깊은 상봉들을 진행하고 많은 문제에서 공동의 인식을 이룩함으로써 정치적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조-중 친선의 불패성을 온 세상에 다시 한번 힘있게 과시했다. 오늘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 조-중 두 나라 혁명선배들이 고귀한 재부로 물려준 전통적인 조-중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고 그것을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이 지닌 중대한 역사적 사명이다.

■ 후진타오 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여 9월 상순에 열리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 우리는 조선의 친선적인 이웃, 친근한 동지, 벗으로서 김정일 총비서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조선 인민이 자기 나라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탐구하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한 역사적 노정에서 끊임없이 새롭고 더 큰 성과를 이룩해 2012년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돌을 맞이하게 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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