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폐지를 실은 수레를 밀어 고물상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재정을 투입해 창출하는 노인 일자리가 현재
약 88만개에서 2027년 전체 65살 이상 인구의 10% 수준인 약 120만개로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운영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제3차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현재 건강한 노후를 위한 복지 정책이자 노인층 빈곤 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노인 일자리를 5년 안에 30만개 더 늘리기로 했다.
올해 노인 일자리 수는
88만3천개로 그중 69%는 70대 이상 차상위층이 주로 참여하는 공익활동형이다. 환경미화·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 지원으로 대표되는 공익형은 1년 중 평균 11개월 동안 월 30시간 활동하는 대가로 매달 27만원을 받는다. 복지부는 공익형 기간을 12개월로 연장하고 수당도 월 3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형은 교육시설 학습보조, 공공기관 행정 지원 등이 있는데 평균 10개월 동안 월 60시간 일하고 매달 71만원을 받을 수 있다. 민간형은 정부 지원을 통해 소규모 매장이나 청소·경비직 등에 취업하며 근로조건이나 급여는 사업 유형(시장형 사업단, 취업 알선형, 시니어 인턴십 등)마다 다르다.
복지부는 직장생활 경험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으로 진입함에 따라 공익형 비중을 5년 안에 60%로 줄이고, 사회서비스형·민간형 비중을 각각 15%,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올해 950만명가량인 65살 이상 노인인구는 2025년 1천만명을 넘어 2027년 1167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 가운데 80살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도 2021년 23.6%에서 2040년 32.5%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생계를 위해 일하는 고령층이 많아지면서 취업 노인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2004년부터 노인 능력·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려 했으나 비교적 쉽게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일자리 확대에 치중해 열악한 근로환경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취업 노인들의 근로조건 실태를 조사해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정책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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