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에 오일장이 열렸다. 시골장터의 그늘진 한구석에는 한 할아버지가 옥수수를 팔고 있었다. 아직 삶지 않은 찰옥수수였다. “할아버지! 이 찰옥수수 얼마예요?” 한 아주머니가 네 개씩 나누어 놓은 옥수수 한 무더기를 가리키며 물었다. “예, 한 무더기에 3천원입니다.” “세 무더기는 얼마예요?” “9천원입니다.” ...
서울시 소속 인권위원회가 제정하려던 인권헌장이 동성애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운 개신교 보수단체의 폭력적인 방해로 무산됐다. 동성애 조항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단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것임에도 선포를 무산시켰다. 개신교 보수단체는 구약성서 창세기 19장에서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 남짓 지난 20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로에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안산생명센터’가 문을 열었다. 최근 대형 사건들에 묻혀 세월호 유가족들의 고통은 점차 잊혀지고 진상 규명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됐지만 살아남은 이들을 위한 작은 연대의 촛불 하나가 세상을 밝히기 시...
오늘날의 세계 주요 종교와 사상이 일제히 등장한 시기를 ‘축의 시대’라 부른다. 기원전 900~200년에 이르는 시기로, 인류 역사장 가장 경이로운 시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1947년에 제창한 개념이다. 이 시대를 ‘축의 시대’라고 부른 이유는 이 때 등장한 사상과 철학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종교지도자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성탄 메시지들을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7일 “올해는 특별히 국민 전체가 뜻밖의 참사로 인해 어려움과 슬픔을 많이 겪었던 한 해였다”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과 관계자들,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리니.// 마음은 앞날에 살고/ 지금은 언제나 슬픈 것이니/ 모든 것은 덧없이 사라지고/ 지나간 것은 또 그리워지나니.”(백석 역) 인생이란 제목으로 익숙한 푸시킨의 이 시는 단순한 인생 격언이 아니다. 시인의 나이 26...
박해가 끝나자 구원의 확실한 보증인 순교의 길 역시 막혔다. 길이 끊기자 중세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구원된 이들의 흔적을 더듬어서라도 구원에 이르길 열망했다. 순교자들의 유해가 발굴되고 피로 물들었던 형장 위에 멋스런 성전이 지어졌다. 뼛조각과 마른 장부들이 고가에 거래되었고 무수히 쪼개져 견고한 함과 제...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의 상좌이자 총무원 국장을 지낸 경기도 한 사찰의 주지가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자승 총무원장의 또 다른 상좌인 ㅌ스님이 지난 8월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이 보도(▶ 관련기사: [단독] 조계종 간부 스님 ‘만취 운전’…경찰은 기록 누락)되고 불과 이틀 뒤에 벌...
요즘은 ‘귀농’과 ‘귀촌’이란 말을 분리한다. 농업을 생업으로 삼는 것을 귀농이라고 해왔다면, 귀촌은 텃밭 수준에서 쾌적한 시골환경 생활을 말하는 데 적절한 개념인 것 같다. 10년 전 산위의 마을을 시작할 때는 보발리 골짜기에 귀농자가 우리까지 세 가정이었는데 지금은 20여가구로 늘었다. 귀농·귀촌에는 필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