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 사건 핵심 인물 가운데 한명인 천화동인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여권을 무효화 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남 변호사의 귀국을 압박하며 본격적인 신병확보에 나선 것이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외교부에 남 변호사 여권을 무효화 해달라고 이날 요청했다. 남 변호사가 자진해서 귀국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남 변호사의 여권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여권 무효화 조처를 하면, 남 변호사는 미국에 머물 근거가 없어져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된다.
검찰은 지난 6일 남 변호사의 임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천화동인4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사무실이 비어있어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이 6일 압수수색한 곳은 남 변호사 쪽이 임시로 빌린 사무실이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천화동인4호가 김만배씨로부터 1천만 원짜리 수표 40장, 총 4억원을 받아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내역이 담긴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4억원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씨에게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5억원(현금 1억원, 수표 4억원) 가운데 수표 4억과 일치하는 것인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억원이 ‘김만배-남욱-유동규’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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