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가족이 운영하는 숙박업체에서 ‘번역비’ 명목으로 4년간 2억원 가량을 소득신고 했는데, 5천만원은 근로소득으로, 나머지는 종합소득으로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이 후보자가 제출한 배우자 정아무개씨의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정씨는 2018∼2020년 자신의 친오빠 가족이 운영하는 두 회사에서 4875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정씨는 이와 별개로 2017∼2020년 4년간 약 1억917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도 신고했다. 이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씨의 종합소득 상세 내역에 대해 질의한 결과, 이 후보자 쪽은 “번역·교정 업무 등으로 받은 근로소득금액”이라고 밝혔다. 정씨의 친오빠는 특허법인도 따로 운영하는데, 번역물도 특허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씨는 동일 기간 같은 일을 하면서 일부는 근로소득으로, 나머지는 종합소득으로 신고한 것이다. 박 의원은 소득을 달리 신고한 이유도 물었지만 이 후보자 쪽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근로소득만 있을 경우 개인은 연말정산 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정씨는 이자, 배당금, 사업 소득 등을 모두 합산한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번역 업무에 따른 근로소득금액을 추가로 신고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박 의원 쪽에 “번역 업무 관련 결과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업무를 입증할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정씨가 특허 관련 번역을 했다는 친오빠 가족의 두 회사는 현재 등기부상 합쳐져 있는데, 한 곳은 숙박업소를 운영한 업체였다. 해당 업체는 기업공개와 인수합병 관련 컨설팅업 등으로 시작해 부동산 임대업과 고시원 사업 등으로 수차례 업종을 바꿨고, 현재는 정씨 올케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 회사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현재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등기부등본상 번역 및 통역 서비스업이 추가된 시점은 2019년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 쪽이 박완주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정씨는 2017년부터 번역 업무로 급여를 받았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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