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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안갯길 과속 ‘끼~익 꽝꽝’ 아수라장

등록 2006-10-03 19:33수정 2006-10-03 23:33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폭격맞은듯 처참
사망자 대부분 화재로 숨져…신원 확인 어려워

60여 사상자를 낸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 교통사고 현장은 폭격을 맞은 듯했다.

휴지처럼 구겨진 승용차,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승합차, 여기에 시커멓게 그을린 대형 트럭과 탱크로리 등이 버스와 뒤엉킨 모습은 사고 당시의 충격과 참상을 짐작게 했다. 특히 사고 충격으로 떠밀려 서해대교 난간에 간신히 걸려 있는 승합차는 아찔함을 더했다. 공장에서 막 생산된 새차를 운반하던 대형 트레일러는 물론 적재 차량도 모두 불타고 ‘흑백’의 잔해만 남아 있었다.

3일 오전 사고를 모면한 한아무개(42)씨는 “짙은 안개 때문에 천천히 가고 있는데 뒤쪽에서 ‘끼~익 꽝’ 하는 소리가 잇따라 들렸다”며 “갓길에 차를 대고 돌아보자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아 마치 폭탄이 터진 듯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왜 많았나?=사고가 난 서해대교는 경기 평택~충남 당진을 바다 위로 연결하는 다리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은 안개가 많아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구간이다. 서해대교 구간은 연간 30~50일 정도 심한 안개가 낀다.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당시 현장의 시정거리가 65~86m였다고 밝혔지만, 운전자들은 10~1 앞도 분간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교통정보안내 전광판에선 ‘안개 주의 감속운행’이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었으나, 안개는 이조차도 보기 어렵게 했다.

이런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땐 속도를 절반 이상 줄여 운전해야 한다. 경찰은 이날 추돌사고가 과속으로 질주한 일부 차량들 탓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차량들의 추돌로 차량 연료통이 터지며 난 불 탓에 사상자도 크게 늘었다. 여기에 사고 차량들이 편도 3차로를 갓길까지 가로막고 뒤엉키는 바람에 구조대의 신속한 현장 접근과 구조활동을 어렵게 했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책임은?=경찰은 이번 사고를 짙은 안개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달린 일부 운전자들의 책임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그러나 도로공사에 대해서도 사고 책임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도로공사 쪽은 이날 새벽 3시부터 전광판을 통해 ‘안개 주의 감속운행’을 홍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짙은 안개가 끼었고 추석 특별교통소통 대책기간인데도, 순찰을 늘리거나 교통통제 등의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못했을 경우 도로공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망자와 부상자=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차량 화재로 숨져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지품이 불에 타 없어지거나 심지어 남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주검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충남 당진 백병원, 평택 안중백병원 등 서해대교 주변 병원 12곳과 장례식장에 분산돼 있다.

사망자 명단

△경기 평택 안중 백병원=송민구(13) 김희순(68·여) 박남선(73) 성기문(61) 김분옥(55·여) 신원불상 2명 △경기 화성 봉담장례식장=김재복(47) 김선숙(36·여) △인천 사랑병원=김광민(39)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신원불상 40대 남성 1명 평택/김기성 조기원 기자 player1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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